일본 최대 재계단체인 일본경제단체연합회(게이단렌)의 새 회장에 요네쿠라 히로마사 스미토모화학 회장(73 · 사진)이 23일 내정됐다. 요네쿠라 회장은 오는 5월 게이단렌 정기총회에서 미타라이 후지오 캐논 회장의 뒤를 이어 임기 4년의 게이단렌 회장으로 정식 취임한다.

도쿄대 법대 출신의 요네쿠라 회장은 1960년 스미토모화학에 입사한 뒤 2000년 사장이 됐고,2009년 4월 회장에 올랐다. 2004~2008년 게이단렌 부회장으로 활동했으며 현재는 게이단렌 회장 직속 자문기구인 평의원회 의장이다. 미국 유학과 해외주재원 근무 경험,스미토모화학 사장 재직 당시 사우디아라비아 국영 석유기업 아람코와의 합작 성사 등으로 일본 기업인 가운데 대표적인 '국제통'으로 통한다. 최근 미타라이 현 게이단렌 회장이 차기 회장의 조건으로 '글로벌 감각'을 강조했다는 점에서 요네쿠라 회장의 풍부한 국제 사업 경험이 이번 인선에 큰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요네쿠라 회장의 내정은 일본 재계에서 상당히 이례적으로 평가되고 있다고 요미우리신문은 24일 보도했다. 그동안 부회장을 차기 회장으로 지명해온 관례를 깬 데다 요네쿠라 회장이 이미 70대의 고령이기 때문이다. 또 스미토모화학의 사업 규모 및 지명도가 도요타나 파나소닉처럼 일본을 대표하는 글로벌 기업의 대열까지는 들지 못한다는 점도 지적됐다.

당초 가장 강력한 차기 회장 후보는 도시바의 니시다 아쓰토시 회장과 파나소닉의 나카무라 구니오 회장이었다. 현 게이단렌 부회장인 이들은 하토야마 내각과 친분이 두텁다는 점에서 유력한 후보로 떠올랐다. 하지만 니시다 회장은 도시바의 오카다 다다시 상담역이 일본상공회의소 회장이어서 '한 기업 출신이 2개 단체의 대표를 맡는다'는 이유로 탈락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아 기자 mi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