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해킹 최대 피해국"..전문가 "구글에 끌려가서는 안돼"

중국 정부가 해킹 피해를 당했다며 철수 가능성을 경고한 세계 최대 검색엔진 구글에 "중국의 법과 관행을 준수하라"고 촉구했다.

중국 정부는 또 자국을 인터넷 해킹 피해를 가장 많이 당하는 최대 피해국이라고 주장했다.

마자오쉬(馬朝旭)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19일 정례브리핑에서 "중국에 있는 외국 기업들은 중국의 법률과 법규를 준수하고 대중의 지위와 문화 전통을 존중하며 사회적 책임을 다해야 한다"면서 "물론 여기에서 구글도 예외일 수 없다"고 강조했다.

마 대변인은 구글이 중국에서 해킹 피해를 당했다며 철수를 고려하는 것과 관련, 중국이 인터넷 해킹의 최대 피해자라고 주장했다.

그는 "해킹 피해를 입는 것은 중국도 다른 국가와 마찬가지지만 오히려 중국이 해킹 피해를 가장 많이 입는 최대 피해자"라면서 각종 통계 수치를 제시했다.

인터넷에 접속하는 10대의 컴퓨터중 8대꼴로 해킹 공격을 받은 적이 있고 인터넷협회 통계에 따르면 2008년 중국 대륙에서 해외로부터 받은 해킹 건수는 전년대비 148%나 증가했다는 것이다.

마 대변인은 "지난해 7월 중국기상국 산하 위성기상센터가 해킹 공격을 받았고 지난 12일에는 중국의 최대 검색사이트인 바이두(百度)가 창사 이래 가장 심한 해킹 피해를 겪었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은 해킹 행위를 법적으로 엄격히 금지하고 있다면서 중국의 인터넷은 개방돼 있고 인터넷 기업을 포함한 외자기업의 양호한 투자환경 조성과 합법적 권익보장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마 대변인은 "우리는 외국 투자자들의 중국 진출을 환영하며 이들이 중국에서 법을 지켜가며 경영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세계 최대 검색엔진 구글은 12일 지난달 발생한 사이버 공격의 배후로 중국 내 해커들을 지목하며 중국 시장에서 철수할 수도 있다는 강경 입장을 밝혔고 미국 정부와 서방 언론, 인권운동가들도 구글을 지지하며 중국 정부를 공격하고 나섰다.

그러나 중국 정부가 전혀 물러날 기미를 보이지 않자 구글 역시 한발 물러서 협상을 계속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구글의 최고경영자(CEO) 에릭 슈미트는 18일 시사주간지 뉴스위크와 인터뷰에서 "중국 정부와 검열 문제에 대해 협상을 진행중이며 중국에서 철수할 가능성과 계속 사업을 진행할 가능성이 모두 남아 있다"고 밝혔다.

중국에서는 구글 사태를 둘러싸고 일부 네티즌들이 구글과 중국 내에서의 인터넷 자유를 옹호하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그러나 중국의 언론과 전문가들은 구글 사태와 관련, 중국 사회가 구글에 끌려가서는 안 되며 서방 언론이 부풀린 것처럼 중국이 분열되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상하이(上海) 사회과학원 국제문제연구센터 자오궈쥔(趙國軍) 박사는 19일 환구시보(環球時報)와 인터뷰에서 "서방은 중국 정부와 대중의 인터넷 자유에 대한 차이점을 부각시켜 분열을 조장하고 있다"면서 "중국사회는 결코 구글이 하자는 대로 끌려갈 수 없다"고 말했다.

진찬룽(金燦榮) 인민대 국제관계학원 교수도 "구글 사건을 놓고 중국 내에서도 서로 다른 반응이 나오는 것은 그만큼 중국사회가 논쟁을 받아들일 만큼 성숙됐고 다원화됐다는 것을 증명하는 것으로 서방 언론이 주장하는 분열의 수준은 결코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환구시보의 영문판인 글로벌타임스는 19일자 사설에서 "이번 구글 사태를 중국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문제점을 해소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면서 "국내 인터넷 기업들이 기술적인 불확실성을 해소하고 혁신을 추진함으로써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베이징연합뉴스) 홍제성 특파원 js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