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태 한국은행 총재는 8일 금융통화위원회를 마친 후 기자회견에서 기준금리를 동결한 배경을 설명했다.

다음은 이 총재의 기자회견 모두발언 전문.

『전반적으로 세계 경제가 조금씩 나아지는 것 같다.

우리나라 수출이 계속 호조를 보이고 있고, 최근 한두달 동안 설비투자 지표가 일부 나아지는 움직임이 있다.

소비는 최근 증가속도가 완만해진 형편이지만, 전반적으로 봐서 3분기까지의 대규모 재정투입 이후에 염려했던 4분기 수요 약화 현상은 별로 없이 4분기 경제 활동이 완만한 확장세는 유지되고 있다.

앞으로의 경기 상황도 4분기의 완만한 성장을 하고 나면 1분기에는 그보다는 조금 성장세가 나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

각종 경기선행지수가 여전히 상승세이고, 기업이나 가계 쪽에서 심리지표도 여전히 높은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

물가도 마찬가지로 예상했던대로 조금씩 상승률이 높아지고 있는데, 지난달에 물가가 올랐던 것은 농수축산물 쪽이었지만 전년동기비 지표가 올라간 데는 석유류 가격이 작년, 제작년과 상당히 차이가 있는 것도 영향을 줬다.

물가상승률은 이달에는 조금 더 높아질 것으로 보지만, 실질적인 물가 상승이 아니고 작년 1월과 금년 1월 간의 기저효과가 작용한 것이고, 전반적인 물가 상황은 물가목표의 기준선으로 삼고 있는 3% 근처인데, 그것보다는 당분간 조금 낮은 쪽으로 보고 있다.

부동산, 주택 쪽에서는 겨울 비수기인 탓도 있고 해서 매매가격은 상승률이 많이 떨어졌다.

그래도 상승이지 하락은 아니다.

전세가격도 상승률은 떨어졌지만 매매가격보다는 조금 높은 현상을 보이고 있다.

주식가격은 오르락내리락 했지만 대체로 1,650에서 1,700을 오가면서 대체로 견실하다고 보고 있다.

은행 대출은 월별로 특이사항이 많이 작용하기 때문에 평가하기는 쉽지 않지만 꾸준히 여신 활동이 일어나고 있고 주택담보대출도 매달 2조원 이상씩 꾸준히 늘고 있는 상황이다.

전체적으로 금융사정은 원활하게 돌아가고 있다.

환율이 지난 12월에 크게 움직이지 않았는데 1월에 와서 며칠 사이에 많이 움직인 게 특이사항이다.

앞으로는 우선 미국이나 유럽, 일본 같은 선진국 경제가 여러 가지 불확실 요인이 많기는 하지만 당분간 금년에는 완만한 회복세는 보일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중국도 금년 경제활동이 활발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래서 우리 경제를 둘러싼 세계경제 여건이 금년 중에는 그렇게 나쁘지 않다고 보고 있다.

재정의 경기부양 효과가 금년에는 조금 약화하지만 민간 부문에서 수요가 어느 정도 뒷받침을 해 줄 것으로 보고 있다.

경상수지는 작년에는 상당히 큰 흑자를 냈지만 금년 들어서 흑자 규모는 많이 줄어들 것으로 보고 있다.

국내 수요가 조금 살아나면 거기에 따라 수입 수요가 늘어날 것이고, 큰 폭은 아니지만 원유 가격이 조금씩 올라가고 있고, 원화의 대외가치가 그동안 조금 강해졌으니까 그런 것이 앞으로 수출입에 영향을 줄 것이고, 여행이나 유학이나 이런 쪽에도 영향을 줄 것이다.

그래서 경상수지 흑자는 많이 줄어들지 않을까.

이런 인식을 바탕으로 이달에도 기준금리를 현 수준으로 유지했다.

전반적으로 앞으로 전망은 경기가 점점 나아질 것으로 보고, 물가도 중심선 근처에 있을 것으로 보지만, 이번 세계 금융위기가 과거에 겪어보지 않았던 워낙 큰 충격이기 때문에 금년도에 전세계 경제가 어떤 경로를 밟아갈지 아직은 확실한 그림이 잘 안나온다.

말하자면 뭔가 불확실한 점이 아직도 남아 있고, 앞으로 어떤 경로를 따라갈지 과거의 일반적인 경기변동 형태가 크게 참고가 안 되는 그런 경로로 돌아갈지, 다른 경로를 밟을지 불확실하다.

그래서 조금 조심스러운 정책을 취하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홍정규 기자 zhe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