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금융지주 차기 회장으로 내정됐던 강정원 국민은행장이 31일 회장 내정자에서 사퇴했다. 지난 12월3일 회장으로 내정된 지 28일 만이다.

강 행장은 이날 오후 서울 명동 KB금융 본사에서 열린 이사회에서 "회장 선임 절차가 불공정했다는 비판 여론이 있는 현실에서 더 이상 선임 절차에 참여하는 것은 KB와 주주,고객의 이익에 부합되지 않는다고 생각해 심사숙고 끝에 회장 내정자 지위를 자진 사퇴한다"고 밝혔다.

강 행장은 "30여년 금융 경험을 바탕으로 KB금융지주를 국내를 넘어 아시아 제일의 금융그룹으로 키워보겠다는 순수한 일념으로 회장후보추천위원회(회추위)의 인터뷰에 응했고 회장 공백기를 최소화하자는 회추위와 이사회의 뜻을 받아 회장 내정자로 최종 선출됐다"고 해명했다. 그는 "본인으로 인한 시장의 오해가 하루빨리 없어지기를 바라고 주어진 기간에 국민은행장 및 회장직무 대행자로서 소임을 다하고자 한다"고 덧붙였다.

KB금융 이사회는 강 행장의 사퇴 의사를 받아들여 오는 7일 차기 회장 선출을 위해 열 예정이었던 임시 주주총회를 취소했다. 시장에서는 정상적인 절차를 거쳐 신임 회장으로 내정된 인사를 자신들의 입맛에 맞지 않는다고 쫓아내는 금융당국의 태도에 대한 비난이 높아지고 있다.

강동균 기자 kd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