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금융지주 차기 회장으로 내정된 강정원 국민은행장이 31일 회장 내정자에서 사퇴했다. KB금융 이사회는 강 행장으로부터 거취에 대한 입장을 들은 뒤 1월7일 열 예정이던 임시 주주총회를 취소했다.

강 행장은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국민은행 본점에서 예정에 없던 임원회의를 열어 자신의 거취와 관련한 심경을 간접적으로 피력한 뒤 오후 이사회에서 사퇴 의사를 밝혔다.

강 행장은 오전 회의에서 "조직과 고객 보호를 위해 결단을 내리기로 했다"며 자신이 어떤 선택을 하더라도 동요하지 말고 믿고 따라줄 것을 당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강 행장은 이어 "올 한 해 임직원들이 고생을 많이 했다"고 격려하면서 "따로 종무식은 못할 것 같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강 행장은 임원회의가 끝난 뒤 이날 오후 3시 서울 명동 KB금융 본사에서 열린 이사회 간담회에 참석해 이 같은 의사를 표명했다.

강 행장의 내정자 사퇴로 결국 KB금융 차기 회장 선임은 파행으로 끝났다. 이에 따라 금융권에서는 '관치 금융' 논란이 거세게 일 것으로 보인다.

시장에서는 정상적인 절차를 거쳐 신임 회장으로 내정된 인사를 자신들의 입맛에 맞지 않는다고 쫓아내는 금융당국의 태도에 대한 비난이 높아지고 있다.

강동균 기자 kd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