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산업,금호타이어가 워크아웃(기업개선절차)을 신청하고 지주회사격인 금호석유화학과 아시아나항공이 자율협약을 맺을 정도로 금호아시아나그룹 대부분 계열사의 재무구조는 악화된 상태다. 하지만 해당 업종에서 국내 1,2위를 차지하고 있는 기업이 많은 데다 여전히 수익성을 확보할 수 있는 여력이 충분해 조기 정상화가 가능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현재 금호 계열사의 재무구조는 금융위기 여파로 인해 상당히 나빠졌다. 자기자본이 1조1530억원(지난 3분기 말 기준)인 금호산업이 내년 1분기 말까지 상환해야 하는 부채는 1조3580억원에 이른다. 금호석유화학(5750억원),대우건설(1조5650억원),아시아나항공(5850억원),금호타이어(4450억원),대한통운(2080억원) 등 다른 계열사까지 합치면 금호아시아나그룹이 내년 1분기까지 갚아야 할 부채는 총 4조7360억원에 달한다.

회사채,대출,지급보증 등을 모두 합친 금호의 금융권 총 여신은 약 15조7000억원이며,계열사의 평균 부채비율은 500%가 넘는다. 자기자본이 감소하고 부채가 늘면서 부채비율은 계속 상승했다. 최근 주요 계열사의 장 · 단기 신용 및 전망 등급도 떨어졌다.

그러나 금호 계열사들은 단기적 재무구조 악화에도 불구,기업경쟁력과 가치에 있어 큰 변화는 없을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지난해 시공능력 13위였던 금호산업은 건설 · 고속부문에서 양호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최근 유동성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금호타이어도 평소 수익 창출력이 높아 조기회생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 미국계의 한 사모펀드(PEF)는 금호타이어에 대한 지분 투자도 검토했을 정도다. 다만 노사 안정이 변수로 남아 있다는 지적이다.

아시아나항공은 지난해 4분기부터 1년간 적자를 냈지만 올 4분기엔 150억원 이상의 흑자전환을 기대하고 있다. 금호석유화학은 금호산업,금호타이어에 대한 지분법 평가손실이 짐으로 남지만 금호폴리켐,금호P&B 등 자회사들의 수익성이 높아 실적개선의 여지가 충분한 상태다.

증권업계의 한 관계자는 "최근 금호석유화학의 생산제품인 합성고무 가격이 오름에 따라 연간 500억~1000억원의 안정적 수익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대한통운도 국내 물류업계 1위 업체로서의 경쟁력을 그대로 보유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금호 계열사의 재무구조가 악화된 상태이지만 각 기업들의 수익창출 능력은 여전히 변화가 없기 때문에 일부 경영권이 바뀌어도 회사 가치와 경영시스템에는 큰 변동이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장창민/박민제 기자 cm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