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숫자로 본 '2009 지구촌'] 금값 1200弗 뚫고 '하이킥'…국제질서 G20으로 재편
올해는 대공황 이후 최악의 경기침체를 극복하기 위해 세계 각국이 사투를 벌인 한 해였다.

각국은 막대한 자금을 풀어 대불황의 재연을 막는 데는 성공했다. 하지만 경기부양 과정에서 일부 국가들은 재정적자가 급증했으며,달러 가치 하락으로 세계 금융시장과 상품시장은 출렁거렸다. 2009년 세계를 숫자로 풀어본다.

12조달러 美재정적자 '산더미'

사상 최대로 불어난 미국의 누적 재정적자 규모.올해 세계는 재정적자에 시달렸다. 미국의 연간 재정적자는 1조7000억달러에 달해 국내총생산(GDP) 대비 비율이 12.5%로 뛰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주요 20개국(G20) 중 10개국의 GDP 대비 부채비율이 2014년 118%로 급등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재정적자 확대 우려로 그리스 스페인 등의 국가신용등급은 강등됐고 미국 영국 일본의 신용등급이 하향 조정될 가능성까지 제기됐다.

G20 국제질서의 새로운 틀

G20이 국제질서의 새로운 틀로 자리매김했다. 금융위기에 대처하는 과정에서 선진국 중심 협의체인 G8(선진 7국+러시아)의 한계를 실감하고 한국 중국 브라질 등 신흥국을 포함하는 G20이 급부상했다. 4월엔 영국 런던에서,9월엔 미국 피츠버그에서 각각 정상회의가 개최됐다.

1218달러 금값치솟자사재기극성

금값 사상 최고가. 2009년은 말 그대로 금값이 '금값'이 된 한 해다. 미국 정부의 달러 살포로 달러가 약세를 면치 못하면서 대안투자처로 금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었다. 12월3일 온스당 1218.3달러로 사상 최고를 기록한 금값은 현재 1100달러 선에서 거래되고 있다.

3만명 오바마,아프간추가파병

아프가니스탄에 미국이 추가 파병할 병력 수.아프가니스탄에서 8년째 전쟁을 치르고 있는 미국에 올해는 가장 힘든 시기였다.

탈레반의 저항이 거세지면서 올해 아프간에서 미군 사망자 수는 300명을 넘어섰다. 8년간 희생자는 1000명에 육박한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수개월 동안 고민 끝에 3만명의 아프간 추가 파병을 결정했다.

1만1516명 신종플루가 앗아간 생명

신종플루로 인한 사망자 수(지난 20일 기준).지구촌은 올해 신종플루의 공포에 떨었다. 4월 멕시코 오악사카주에서 시작된 호흡기질환은 처음엔 '돼지독감'으로 불리며 빠르게 확산됐다. 멕시코에서는 손쓸 새도 없이 1000여명이 사망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최고등급인 6등급 '대유행'단계를 선언했다. 하지만 신종플루는 치사율이 높지 않았으며 백신 접종이 시작되며 확산이 잠잠해졌다.

119명 코펜하겐에 정상들 총집합

12월 코펜하겐 유엔 기후변화 회의에 참석한 정상들의 숫자.2012년 만료되는 교토의정서를 대체할 새로운 협약 마련을 위해 열린 이번 회의는 선진국과 개발도상국 간 치열한 기싸움으로 정치적 합의 수준의 결론을 낸 채 끝났다. 온실가스 감축 목표,개발도상국 지원 규모 등을 놓고 개도국끼리 의견이 충돌하기도 했다.

27=1 깃발올린 '유럽합중국'

유럽연합(EU) 27개국이 하나의 합중국으로 재탄생.EU의 '미니헌법' 리스본조약이 협의 시작 8년 만에 공식 발효됐다. EU는 경제 통합에 이어 정치 통합까지 이루게 됐다.

'EU 대통령'으로 불리는 초대 EU 정상회의 상임의장에는 헤르만 판 롬파위 벨기에 총리가 선출됐으며 외교 · 안보정책 고위대표에는 영국의 캐서린 애슈턴 EU 통상담당 집행위원이 지명됐다. 앞으로 세계무대에서 EU의 위상이 한층 강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54년 하토야마,戰後 첫 日정권교체제

2차 세계대전 이후 일본에서 최초의 정권 교체가 실현되기까지 걸린 시간.하토야마 유키오가 이끄는 민주당은 8월 말 총선에서 자민당을 대파하고 정권 교체를 실현했다. 총리에 오른 하토야마는 관료의 힘을 약화시키고 빈부격차 완화를 위한 세제 개혁에 나서는 등 일본 정치에 새 바람을 불러일으켰다. 그러나 오키나와의 후텐마 미군 비행장 이전 문제를 둘러싸고 미국과 갈등을 빚으면서 미 · 일 관계가 급속히 냉각된 데다 정치자금 문제로 도덕성에 상처를 입으면서 지지율이 추락했다.

서기열 기자 phil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