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라빚 급증..국민 흡수력 '한계'

일본의 경제 규모가 과거 10년간 5% 정도 축소된 것으로 나타났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30일 보도했다.

경제전문가들의 추정에 따르면 일본의 2009년 명목 국내총생산(GDP)은 473조엔으로 1999년에 비해 5% 정도 감소했다.

이는 1992년 수준도 하회하는 수준이다.

물가의 영향을 제외한 2000년대의 실질 GDP 성장률은 연평균 0.7%에 머물러 저성장 구조가 고착됐다.

2003∼2007년엔 연평균 1∼2%대의 성장을 기록했으나 2003년 이전엔 IT버블 붕괴로, 2007년 이후엔 경기침체와 리먼브러더스 사태 등으로 성장률이 매우 낮았다.

성장 지체는 수출 부진으로 드러났다.

올해 전체 수출액은 543조엔으로 추정돼 10년전에 비해 14% 정도 증가했으나 전년에 비해서는 30%나 감소했으며, 2000년대 연평균 증가율은 1.3%였다.

이처럼 경제가 위축된 것은 경제 침체가 장기화하는 상황에서 물가가 떨어지는 디플레이션이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한편 일본은행에 따르면 지난 9월말 현재 국채발행 잔액은 820조엔으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전체 국채발행액에서 자산을 뺀 순부채는 사상 처음으로 700조엔을 돌파하면서 국민 가계자산 전체액(1천65조엔)의 66%에 달했다.

일본의 가계는 정부가 발행한 국채의 약 60%를 보유하고 있다.

따라서 향후 정부가 발행하는 채권을 국민들이 흡수할 수 있는 여력이 고갈돼 가고 있다.

국채통화기금(IMF)은 일본의 GDP 대비 국가부채 규모가 2007년 188%로 높아진데 이어 2014년에는 246%까지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미국의 108%(2014년 기준)와 비교해 2배나 높은 수준이다.

나라 경제가 위축되고 빚이 증가하면서 주식시장도 충격을 받아 과거 20년간 주가는 73%나 곤두박질했다.

일본 역사상 주가가 가장 높았던 1989년 38,915포인트였던 닛케이평균주가지수는 20년 만인 지난 29일 10,638포인트로 떨어졌다.

(도쿄연합뉴스) 김종현 특파원 kimj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