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아시아나그룹의 주력 계열사에 대한 워크아웃이 임박한 가운데 박삼구 명예회장 등 총수 일가가 출연할 사재 규모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그룹 주력 계열사인 금호산업과 금호타이어가 채권단으로부터 출자전환 방식으로약 2조~3조원 대의 자금지원을 받게 될 경우 총수 일가도 부실 경영 책임과 고통분담 차원에서 사재출연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기 때문이다.

30일 금호아시아나와 금융권 등에 따르면 금호아시아나 채권단은 금호산업과 금호타이어는 워크아웃에 들어가고, 지주회사인 금호석유화학의 워크아웃 여부 및 대주주의 사재 출연 등에 대해 막바지 협상이 조율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지주회사인 금호석화의 워크아웃 추진을 막기 위해서는 총수 일가의 사재출연 등이 불가피하다는 분석이다.

과거 SK글로벌(현 SK네트웍스)과 LG카드 사태때 최태원 회장과 구본무 회장이 경영부실에 대한 책임을 지고 사재를 출연했던 전례도 있고 최근 동부그룹의 유동성 문제가 불거졌을 때는 김준기 회장이 사재를 내놓기도 했다.

그러나 박삼구 명예회장 등 총수 일가가 사재를 출연한다 해도 그 규모는 많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다.

금호석화는 박삼구 명예회장과 박찬구 전 회장 등 총수 일가가 현재 48.50%의 지분을 보유하며, 금호석화를 통해 금호산업과 금호타이어를 지배하고 있다.

하지만 박삼구 명예회장 등 총수 일가는 대부분의 사재를 계열사 주식 형태로 보유하고 있고, 보유 지분의 상당 부분이 담보가 잡혀 있다.

박삼구 명예회장은 금호석화 지분 5.30%와 금호산업 지분 2.14%를 보유하고 있다.

주가가 최근 크게 떨어져 주식 가치는 380억원에 지나지 않는다.

박 명예회장의 동생인 박찬구 전 회장은 금호석화 지분 9.44%를 갖고 있고 박 명예회장의 장남인 박세창 그룹 전략경영본부 상무가 금호석화와 금호산업 지분을 6.66%와 1.45%씩 보유하고 있다.

박찬구 전 회장의 장남인 박준경 금호타이어 부장도 금호석화와 금호산업 지분을 9.03% 보유중이고 故 박정구 회장의 장남인 박철완 그룹 경영전략본부 부장은 금호석화 11.96%와 금호산업 3.59%를 가지고 있다.

총수 일가의 지분을 모두 합한다 해도 3천억원 수준에 미치지 못한다.

여기에 박 명예회장과 박찬구 전 회장의 `형제 갈등'으로 소원한 상태여서 박찬구 전 회장이 사재 출연에 선뜻 나설지도 의문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대기업 총수들의 사재는 대부분 담보로 돼 있는 경우가 많고, 금호 총수 일가도 예외는 아니다"며 "사재 출연을 하게 된다면 어떤 식으로 하게 될 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김태종 기자 taejong75@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