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아시아나그룹의 주력 계열사인 금호산업금호타이어에 대한 워크아웃(기업 개선작업)이 추진된다. 산업은행 등 채권단은 이들 회사에 대해 약 3조원 규모의 출자전환을 실시,금호의 재무구조를 개선하기로 했다. 대우건설은 시장 매각을 중단하고 산은이 주도하는 사모펀드(PEF)가 인수한다.

채권단 고위 관계자는 29일 "금호그룹이 유동성 위기에 빠지지 않도록 대책을 협의하고 있다"며 "금호산업과 금호타이어 등에 대해 워크아웃을 신청하는 데 의견 접근이 이뤄졌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금호산업은 30일 오후 3시에 긴급 이사회를 열고 워크아웃 신청과 함께 대우건설 지분을 산업은행 PEF에 주당 1만8000원에 넘기는 방안 등을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금호의 전체 금융권 여신은 16조5000억원 수준으로 산은 3조8000억원을 비롯해 은행권이 11조원가량,보험사가 3조3000억원을 보유하고 있다. 워크아웃 신청이 이뤄지면 채권단협의회를 소집하고,실사를 거쳐 워크아웃 계획을 짠 뒤 채권단 동의를 얻어 워크아웃에 들어가게 된다.

채권단은 또 금호 유동성 악화의 원인인 4조원 규모의 대우건설 풋백옵션(주식을 되팔 수 있는 권리) 부담을 해소하기 위해 산은 주도로 대우건설을 인수하기로 했다. 대우건설 인수를 위한 우선협상 대상자 2곳의 자금조달 능력이 의문스러운 데다 매각해도 재무구조 개선에는 한계가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풋백옵션은 2006년 6월 금호가 대우건설 인수를 위해 재무적 투자자(FI)를 끌어들이면서 3년 뒤 대우건설 주가가 3만1500원을 밑돌 경우 대우건설 주식을 이 가격에 되사주기로 보장한 약속이다. 현재 1만2000원대인 대우건설 주가를 감안하면 풋백옵션 상환 책임을 지고 있는 금호산업이 부담해야 하는 금액은 4조원에 달한다.

채권단은 FI가 보유한 대우건설 지분 39.6%를 포함,경영권을 인수하되 인수가격과 옵션 행사 가격의 차액은 자본잠식 상태에 빠지는 금호산업에 출자전환해 풋백옵션 문제를 해결하기로 했다. 지급 여력 비율이 떨어진 금호생명 역시 산은이 사모펀드를 조성,우선협상 대상자인 칸서스자산운용에 자금을 지원하는 방식으로 공동 인수하기로 했다. 금호는 지주회사 격인 금호석유화학을 중심으로 아시아나항공,대한통운과 함께 재기를 모색한다는 계획이다.

채권단 관계자는 "금호는 채권단 지원을 받는 만큼 과감하고 신속한 구조조정을 통해 주력 계열사의 정상화에 주력하고 시장의 신뢰를 얻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심기/장창민 기자 s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