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아웃도어 시장의 고공행진은 언제까지 이어질까. 올해 패션업계의 키워드는 '불황'이지만 아웃도어 시장만은 예외였다. 올해 시장 규모는 전년 대비 11% 늘어 2조원을 돌파했다. 일본의 아웃도어시장과 맞먹는 규모다.

이런 성장세는 노스페이스,코오롱스포츠,K2 등 '아웃도어 빅3'가 주도하고 있다. 30여개 아웃도어 브랜드 중 이들 3사가 1조원에 육박(9900억원)하는 매출을 올렸다. 빅3의 시장 점유율은 2006년 44.2%에서 올해 49.5%까지 치솟았다.

빅3의 힘은 국내 아웃도어 소비자들이 유난히 브랜드 충성도가 높다는 데서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30~40개 브랜드가 경합하지만 제품의 디자인이 별반 다르지 않아 브랜드 로고가 소비자들의 선택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아웃도어의 활용 영역이 등산에서 캠핑,스키,클라이밍,자전거,시티룩으로 계속 확장하고 있는 것도 시장 팽창에 한몫했다. 빅3는 올해 트렌드인 친환경,초경량,스마트의류,캠핑용품 등을 선도할 수 있는 규모의 경제를 이뤘다는 분석이다.

7년째 1위인 골드윈코리아의 노스페이스는 올초 공효진을 모델로 내세워 10~50대까지 입는 '시티웨어 룩'으로 지난해보다 13% 성장한 440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특히 일명 바람막이로 불리는 '프리재킷'은 봄 · 가을에 1만6000여장,겨울 히트상품인 '눕시 다운재킷'은 전년 대비 50% 이상 증가한 6만여장을 팔아치웠다.

코오롱스포츠도 전년 대비 18% 늘어난 320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특히 다운점퍼가 전년 대비 120%가량 급신장하며 겨울시즌 전체 매출의 20%를 차지하는 효자상품으로 떠올랐다. 캠핑족이 늘면서 텐트 매출이 전년 대비 74% 늘었고 올해 새로 출시한 코펠,접이테이블,의자 등의 캠핑용품은 판매율이 80%에 달했다.

K2는 지난해보다 28% 늘어난 2300억원대 매출을 기록,빅3 중 성장률이 가장 높다. 클라이밍 라인 등 전문가용 이미지를 강화한 점이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다운재킷이 20%,트레킹화가 30% 각각 매출이 늘었다. 클라이밍 라인은 판매율이 90%를 기록할 정도로 반응이 폭발적이었다는 게 K2 측의 설명이다.

업계에선 최근 2~3년간 시장이 포화라는 시각이 팽배했지만 휠라,패션그룹형지 등 패션업체들까지 아웃도어 시장에 뛰어들 정도로 성장 여력은 아직 충분하다고 보고 있다.

안상미 기자 saram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