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랍에미리트(UAE)가 발주한 원자력발전소 건설 사업자로 우리나라가 주도하는 `한국형 원전 컨소시엄'의 선정이 유력시되는 가운데 컨소시엄 참여 업체들의 면면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27일 산업계에 따르면 한국전력이 주도하는 이 컨소시엄에는 현대건설, 삼성물산, 두산중공업, 미국 웨스팅하우스, 일본 도시바 등이 참여하고 있다.

컨소시엄의 원전 수주가 확정되면 원자로와 증기발생기 등 핵심 기자재 공급은 두산중공업이 담당할 것으로 보인다.

두산중공업은 지난 20년간 세계적으로 가장 많은 원전 기자재를 공급했던 실적을 보유하고 있으며 기자재를 만들 핵심 소재인 주단조 소재를 자체적으로 공급할 역량도 갖추고 있다.

이 회사는 또한 작년 미국에서 발주한 신규 원전 프로젝트의 핵심 주기기를 수주했고 같은 해 5월 중국핵공업집단공사(CNNC, China National Nuclear Corportion)와 중국내 원전 사업협력을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하는 등 원전 기자재 수주를 이어 왔다.

두산중공업은 자사가 참여한 `한국형 원전 컨소시엄'에 대해 별도의 언급을 삼가는 등 조심스러운 입장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내부적으로는 이번 수주가 성사될 경우 국내 원전기술의 경쟁력을 전세계적으로 인정받고 향후 다양한 사업기회가 열릴 수 있다는 점에서 상당한 기대감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원전의 시공은 현대건설과 삼성물산 건설부문이 55대 45의 비율로 담당하게 될 전망이다.

현대건설은 1971년 국내 첫 원전인 고리1호기를 건설한 이후 현재까지 국내에 가동중인 원전 20기 중에서 60%에 해당하는 12기의 시공을 맡은 국내 원전 건설의 `산 증인'으로 현재 건설중인 원전 6기 중 4기를 시공중이기도 하다.

이 회사가 건설해 가동중인 원전 12기의 연간 최대발전용량을 합치면 1만629㎿에 이른다.

현대건설은 국내에서 유일하게 가압경수로(PWR, Pressurized Water Reactor)와 가압중수로(PHWR, Pressurized Heavy Water Reactor)를 건설한 경험이 있으며, 고리 1호기 증기발생기 교체 등 원전 성능개선 공사와 사용후 연료 저장시설도 시공하는 등 다양한 원전 관련 시공 경력을 갖추고 있다.

현대건설은 또한 고리 1~4호기, 영광 1ㆍ2호기, 월성 1호기 등을 건설하며 습득한 외국 선진 원전 시공기술을 바탕으로 독자기술을 발전시켜왔다.

1995년 완공한 영광 3ㆍ4호기에 이르러서는 국내 최초로 시공기술 100% 자립을 달성해 이듬해인 1996년 미국 유력 전문지 `파워엔지니어링'으로부터 `올해의 프로젝트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아울러 개량형 한국 표준 원전으로 시공중인 신고리 1ㆍ2호기를 비롯해 국내 최대 발전용량인 1천400MW 규모로 건설되는 신고리 3ㆍ4호기 등을 통해 본격적인 기술 고도화를 이끌고 있다.

특히 신고리 3ㆍ4호기는 발전용량면에서 세계적으로 프랑스, 독일, 미국, 리투아니아 등 4개국만이 건설해 운영한 경험을 가지고 있는 세계 최고 수준의 원전으로 UAE 실사단으로부터도 긍정적인 반응을 얻어냈다고 현대건설은 전했다.

삼성물산 역시 2004년에는 울진 5호기, 2005년에는 울진 6호기(각각 1000㎿급)를 완공하고 현재 신월성 1ㆍ2호기를 시공하는 등 원전 건설시장에서 입지를 다지고 있다.

이 회사는 울진 원전 5ㆍ6호기 건설 과정서 `반자동용접(FCAW) 방식을 적용한 응축수 탱크 설치기술'로 과학기술부 주관 원자력 안전마크를 수상했고, 2006년에는 한국원자력 연차대회에서 한국원자력 기술상 금상을 수상하는 등 원전 시공능력을 인정받았다.

신월성 1ㆍ2호기는 2007년 착공해 각각 2012년과 2013년 준공 예정으로 원자로 건물 격납철판(CLP) 3단 모듈화 공법, 원자로 냉각재 배관 자동용접 공법, 원자로 내장품과 냉각재 배관 병행시공 등 다양한 선진공법을 적용해 공기를 획기적으로 단축했다고 삼성물산은 설명했다.

또한 2007년에는 경북 경주시 양북면에 들어서는 중ㆍ저준위 방사성폐기물 처분시설 주설비 공사를 수주하기도 했다.

삼성물산은 아울러 두바이에 들어서는 세계 최고층 빌딩 `버즈두바이'와 아부다비 `알슈웨이핫 S2화력발전소' 건설 등 UAE에서 진행한 다양한 프로젝트를 통해 현지에서 시공능력과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안 희 권수현 기자 inishmor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