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통화기금(IMF)이 재정적자에 허덕이고 있는 우크라이나 정부의 긴급 자금 지원 요청을 거부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23일 우크라이나 고위 관료의 발언을 인용,IMF가 20억달러(약 2조4000억원)를 긴급 지원해달라는 우크라이나 정부의 요청을 거절했다고 보도했다.

IMF가 자금 지원을 거부한 이유는 우크라이나 측이 내년 예산 편성 과정에서 재정건전성을 높이기 위한 방안을 포함하지 않았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대선을 앞두고 우크라이나의 정정이 불안정한 점도 고려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선 전에 주요 정치인들이 재정적자를 줄인다는 데 합의해야 한다는 게 IMF의 입장이다. 이와 관련,이고르 우만스키 우크라이나 재무장관은 "올해는 IMF에서 추가 지원을 받는 게 사실상 불가능해졌다"며 "내년에 IMF와 협상을 재개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IMF는 올해 우크라이나에 총 110억달러를 지원했지만 개혁 미진과 정치 불안 등을 이유로 지난달부터 추가 지원을 중단한 상태다. IMF의 우크라이나 지원 중단은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란 판단에 따른 것이다. 이에 따라 그동안 IMF 지원에 의존해 간신히 파국을 모면해온 우크라이나의 경제위기가 심화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특히 우크라이나 국내 금융자산의 40%가량을 유럽 국가들이 보유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우크라이나발 신흥시장 위기가 재연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한편 IMF는 파키스탄에는 구제금융 12억달러를 추가 지원하기로 했다. 이는 IMF가 지난해 이후 파키스탄에 약속한 113억달러 규모 구제금융 프로그램의 일부다. IMF는 지금까지 총 65억달러를 지원했다. IMF는"위험 요인이 남아 있긴 하지만 파키스탄 경제가 회생할 기미를 보이고 있다"고 평가했다.

김동욱 기자 kim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