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들 국내 경쟁 가열, 대형마트 해외사업 강화
이종 업태간 영역다툼 본격화..대형 M&A도 핫 이슈


작년 하반기에 불어닥친 글로벌 금융위기의 한파가 사그라지면서 유통업계는 최근 들어 소비심리가 빠르게 회복되고 있음을 확연히 느끼고 있다.

비록 대형 마트들이 아직 침체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지만 백화점, 온라인몰, 편의점, 홈쇼핑 등은 뚜렷한 매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새해에는 이 같은 소비심리 회복세를 타고 매출 확대를 꾀하려는 유통업체 간 경쟁이 더욱 가열될 전망이다.

특히 백화점 대(對) 온라인몰, 대형마트 대 편의점 등 이종 업태 간 영역다툼이 그 어느때보다 치열하게 전개될 것으로 관측된다.

이런 가운데 침체에서 벗어나려는 대형마트들의 변신과 인수.합병(M&A), 백화점들의 점포확장 경쟁, 온라인몰의 시장잠식 등 환골탈태의 생존게임이 새해 유통업계의 핫 이슈로 떠오를 전망이다.

◇ 유통업계 새해 키워드 'SMILE' & 'RISE' = 국내 유통업계의 양강구도를 형성하고 있는 롯데와 신세계는 각각 부설 연구소의 보고서를 통해 내년 유통산업에 대해 장밋빛 전망을 내놓았다.

신세계 유통산업연구소는 '2010년 유통업 전망 보고서'에서 내년 유통소매시장이 올해보다 5.4% 신장한 192조 원 규모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롯데백화점 유통전략연구소도 내년에는 경기가 회복되면서 유통소매업의 매출 성장률이 5.0%에 달할 것으로 예측했다.

올해 매출 성장률이 작년 대비 3.1%에 그칠 것으로 추정되는 것과 비교할 때 새해 유통시장의 전망이 매우 밝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롯데와 신세계는 이 같은 장밋빛 전망을 바탕으로 내년 유통업계 키워드로 각각 '스마일(S.M.I.LE)'과 '라이즈(RISE)'를 제시했다.

롯데는 내년 소매유통업의 이슈로 'Shopping mall'(복합쇼핑몰), 'M&a Acceleration'(인수합병 가속화), 'Internet shopper'(인터넷 쇼핑객), 'Loyalty marketing'(충성마케팅), 'Eco friendly consumer'(친환경 소비자) 등 등 네가지를 제시하며 각 이슈의 첫 글자를 따 'SMILE'이라는 키워드로 내년도 유통시장의 밝은 전망을 표현했다.

신세계 역시 '백화점의 부활(Recovery)', '성장정체 극복을 위한 혁신(Innovation)', '대형화(Scale)', '경제성(Economy)' 등을 내년 주요 이슈로 선정하고, 첫 글자를 조합해 'RISE'라는 키워드로 소비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을 강조했다.

하지만 유통업 중에서도 업태에 따라 명암이 갈릴 것으로 전망됐다.

백화점.대형마트.슈퍼마켓 등 업계별 성장세에 상당한 온도 차가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롯데 유통전략연구소에 따르면 내년에는 편의점이 매출 신장률 15.9%로 가장 빠르게 성장할 것으로 예측됐다.

인터넷 쇼핑몰도 14.0%, 홈쇼핑 9.3%의 높은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관측됐다.

백화점도 5.0%의 견조한 성장세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대형마트는 3.8%의 신장률로 지난해 6.0%, 올해 4.3%보다 신장률이 점차 둔화될 것으로 전망됐다.

◇ 유통업계 국내외서 전면전 = 새해 국내 유통시장은 온라인쇼핑몰의 약진 속에 한동한 침체를 겪었던 백화점이 다시 기지개를 펴는 반면 지난 10여년간 파죽지세로 성장을 계속해온 대형 마트들은 성장률이 한풀 꺾일 것으로 예상된다.

온라인 쇼핑몰들은 온.오프라인 경계를 허물며 타 업태의 영역에 도전을 시도하는 등 모처럼 만난 호기를 놓치지 않게 위해 다양한 전략을 구사할 것으로 보인다.

인터파크가 최근 매물로 나온 바이더웨이 인수전에 뛰어든 것은 온라인 쇼핑몰의 오프라인 진출 시도라는 점에서 유통업계의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한동안 정체국면을 맞았던 백화점들도 새해에는 신규 점포 개장 등으로 활발한 움직임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3월 신세계백화점이 부산 해운대에 '세계 최대 백화점'인 신세계 센텀시티를 개장, 부산 상권의 맹주였던 롯데에 도전장을 내밀었고, 이에 맞서 롯데도 국내 최초의 '씨 사이드(Sea Side)' 백화점을 표방한 부산 광복점을 연말에 개장, 신세계 바람에 제동을 걸었다.

새해들어서 부산상권을 놓고 두 회사가 벌이는 '부산 유통 대전'이 더욱 가열될 전망이다.

오랫동안 내실 경영을 추구해왔던 현대백화점도 오랜 침묵을 깨고 내년부터 매년 6천억 원 이상을 투자하며 공격적인 경영에 나선다.

우선 내년에 일산 킨텍스점을 개장하는 것을 시작으로, 2011년 대구점, 2012년 청주점, 2013년 양재점, 2014년 광교점, 2015년 아산점 등 6개 점포를 매년 차례로 열 예정이다.

수도권에 1~2개의 점포를 추가로 확보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대형마트들도 침체기를 벗어나기 위해 변신의 몸부림으로 내년 한해를 보낼 것으로 보인다.

특히 기업형 슈퍼마켓(SSM)으로 돌파구를 찾았던 대형마트들은 영세 소상인들의 반발과 정치권의 SSM 규제 방침으로 SSM사업에 제동이 걸린 상태다.

과연 어떻게 SSM 사업의 해법을 찾아갈 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홈플러스 측이 이에 대한 고육지책으로 SSM사업의 프랜차이즈방안을 내놓고 가맹주 모집에 나서고 있어 그 성공여부가 내년 유통업계의 최대 관심사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런 가운데 신세계는 내년에 국내에 6~8개 점포를, 롯데마트는 10개 점포를 새로 여는 등 점포수 경쟁도 계속한다.

롯데와 신세계는 새해들어 해외 사업에서도 더욱 속도를 낼 계획이다.

롯데마트는 국내 점포 68개와 중국(66개) 인도네시아(19개), 베트남(1) 등 해외 점포 86개 등 총 국내외에서 총 154개 점포를 확보했다.

국내외 점포를 모두 합치면 국내 1위 대형마트인 이마트 점포수를 능가하고 있다.

롯데마트는 내년에도 해외에 20여개를 더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중국에 23개 점포를 개장한 신세계 이마트도 내년 중국에 5~7개 점포를 새로 여는 등 신규출점에 속도를 낼 계획이다.

이마트는 궁극적으로 중국 전역에 1천개 점포를 세운다는 야침찬 계획을 진행하고 있다.

◇ 인수합병 변수..유통시장 판도변화 = 유통업계에 매물로 나온 백화점과 대형마트, 편의점들이 새해 유통업계의 판도에 최대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우선 GS리테일이 내놓은 백화점(6개)과 GS마트(14개)의 향방이 관심거리다.

경우에 따라선 백화점과 대형마트업계에 순위까지 바꿔 놓을 만한 대형 M&A가 될 것으로 보인다.

또 매물로 나온 편의점 바이더웨이의 새주인이 누가될 지도 새해 유통업계의 최대 관심거리중 하나다.

특히 편의점은 유통업태 중에서도 가장 빠르게 성장할 것으로 예측되는 만큼 바이더웨이 인수를 놓고 유통업체들간 눈치보기가 새해벽두부터 치열하게 전개될 것으로 보인다.

<'세계 최대 백화점' 신세계 센텀시티(상)와 '국내 유일 해변 백화점'을 내세운 롯데백화점 광복점(하)이 부산 상권을 놓고 새해부터 격돌을 벌이는 등 국내 유통업계는 내년에 그 어느해보다 치열한 생존경쟁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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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이정내 기자 jnle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