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영토 확대 위한 사활 건 마케팅 전쟁 예상
헬스케어가전 등 신사업 육성도 본격화


전자산업은 2010년이 격동의 한 해가 될 전망이다.

기술발전에 힘입어 완제품과 부품 등 모든 제품의 '패러다임'이 급속히 변화하는 가운데 시장영토를 확대하려는 국내외 업체 간의 불꽃 튀는 경쟁이 펼쳐질 상황이기 때문이다.

우선 제품 분야에선 TV가 최전선을 형성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올해 글로벌 TV시장의 화두는 삼성전자가 지배력을 확고히 구축한 LED(발광다이오드) TV였다.

LED를 광원으로 하는 LCD TV인 LED TV는 삼성전자가 지난 3월 시장에 내놓자마자 세계 프리미엄 가전시장을 석권하는 대박을 터뜨렸다.

올해에만 전 세계적으로 250만대가 팔려나간 것이다.

삼성전자는 한 발짝 더 나아가 내년에는 1천만대를 팔겠다는 야심 찬 계획을 세웠다.

이런 가운데 테두리와 화면의 경계를 없앤 '보더리스 TV'로 맞불을 놓으며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는 LG전자는 비장의 무기를 속속 내놓고 있다.

LG전자는 최근 LED TV보다도 화질이 좋은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TV를 선제적으로 시장에 선보인 데 이어 인터넷을 활용해 TV에서 각종 콘텐츠를 구현하는 '브로드밴드 TV'도 삼성전자에 이어 국내시장에 내놓고 반격에 나설 계획이다.

TV시장에서 격돌이 불가피한 또 다른 분야는 3D TV다.

일본의 소니가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3D TV를 키우고 있는 가운데 국내에선 LG전자가 삼성전자보다 한발 앞서 위성방송인 스카이라이프와 제휴를 맺는 등 3D TV 시장 공략을 선언했다.

부품 쪽에선 반도체와 LCD 시장 쟁탈전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와 하이닉스가 글로벌 시장을 지배하는 D램 반도체의 경우 올해 진행됐던 '치킨게임'에서 우리 기업들이 완승을 거두면서 내년에는 어느 정도 승자의 축배를 즐길 수 있을 전망이다.

그러나 고사위기로 내몰렸던 대만업체들이 가격이 반등하는 추세를 타고 공급량을 늘리고 있어 수요가 뒷받침되지 않을 경우 내년 하반기에 불황의 그늘이 다시 드리워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LCD는 내년 남아공 월드컵 특수 등에 힘입어 TV 용을 중심으로 수요팽창이 예상되지만 업체 간 경쟁도 그만큼 치열할 것으로 예상된다.

최대 유망시장인 중국에서 대만의 LCD 업체들과 중국 TV 업체들이 결합해 시너지를 내는 '차이완 효과'가 나타날 가능성이 커 우리 업계는 긴장하고 있다.

인수.합병(M&A) 분야에서도 대형 사안이 기다리고 있다.

바로 하이닉스 주인 찾아 주기다.

특혜논란 속에서 인수의사를 피력했던 효성그룹이 손을 뗀 가운데 채권단은 1월부터 하이닉스 지분 매각을 본격적으로 추진할 예정이다.

하지만 하이닉스를 인수할 여력이 있는 큰 기업들이 별다른 관심을 표명하지 않아 매각작업이 표류할 여지도 없지 않은 상황이다.

내년에 전자산업 분야에서 주목해야 할 또 하나의 이슈는 각 업체가 사활을 걸고 추진하는 다양한 신성장사업이다.

OLED 사업의 경우 삼성이 지난해 삼성전자와 삼성SDI의 합작법인으로 삼성모바일디스플레이를 출범시키는 것으로 선수를 쳤지만 라이벌인 LG가 대반격을 준비 중이어서 향후 시장 구도를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LG는 최근 그룹 계열사들이 공동으로 OLED 원천기술을 가진 미국 이스트만 코닥의 OLED 사업부를 인수해 전담법인 설립을 추진하는 등 차세대 디스플레이로 떠오르는 OLED 사업에 역량을 모으고 있다.

소득수준의 향상과 고령화 추세에 따라 부각되는 헬스케어 전자분야에서도 새해에 미래의 먹을거리를 확보하려는 업체 간의 경쟁이 후끈 달아오를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10여 종의 질환을 혈액 몇 방울로 진단하는 소형 혈액검사기 출시를 추진 중이고, LG전자는 '헬스케어 가전'을 신수종 사업으로 육성하려 하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경기 회복 기대감을 바탕으로 내년에는 프리미엄 TV 등 전자산업의 핵심분야를 중심으로 글로벌 업체 간의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며 "내년 첫 전자전시회로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CES 박람회에서 각 사의 올해 전략이 드러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삼성전자의 프리미엄 TV주력 46인치 LED TV



▲LG전자의 전략상품 3D TV



▲ 하이닉스반도체의 서울 사무소 모습


(서울연합뉴스) 김종수 기자 jski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