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그룹이 오리온의 엔터테인먼트 미디어업체인 온미디어를 인수한다. 지난 4월 인수설이 나돈 이래 8개월 만이다.

양측의 협상에 정통한 업계 관계자는 23일 "CJ그룹이 CJ오쇼핑을 통해 온미디어 지분 55.17%를 보유한 오리온과 인수 협상을 마무리지었다"며 "이르면 24일 정식 발표할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온미디어 매각 대금은 4345억원 안팎이며 CJ 측이 이미 계약금을 오리온 측에 지불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현재 온미디어의 시가총액은 4700억원이다.

CJ그룹은 올 상반기에도 오리온과 온미디어 매각 협상을 진행했으나 인수가격을 놓고 이견을 좁히지 못해 지난 9월 오리온 측이 매각 의사가 없다며 협상 중단을 선언했다. 그러나 온미디어는 지난 10일 CJ그룹으로 매각설에 대한 한국거래소의 조회공시 요구에 "CJ그룹으로부터 인수 의향과 가격에 대한 제의를 받았으며 현재 M&A(인수 · 합병) 논의가 진행 중"이라고 공시,협상을 다시 하고 있음을 인정했다.

CJ그룹이 온미디어를 인수하는 것은 내년에 도입될 종합편성채널에 대비,시장 대응력을 강화하기 위한 포석으로 분석된다. CJ는 tvN(종합오락),엠넷(음악),채널CGV(영화) 등 8개 채널을 갖고 있고,여기에 온미디어가 보유한 OCN,캐치온(이상 영화),바둑TV,투니버스(애니메이션) 등 10개 채널을 합치면 케이블 시청 점유율 30%가 넘는 국내 최대 멀티 프로그램 공급자(MPP)가 된다. 인기 코너 '남녀탐구생활'로 유명한 tvN의 '롤러코스터',엠넷의 전 국민 오디션 프로그램 '슈퍼스타K' 등은 이미 공중파 방송을 위협하는 시청률을 확보하고 있다. 또 미국 폭스인터내셔널과 50 대 50 합작으로 tvN아시아를 최근 홍콩에서 론칭하며 '아시아 넘버원'을 지향하고 있다.

오리온은 엔터테인먼트 산업에 뛰어들어 성공적이란 평가를 받았지만 공연기획사 제미로를 정리한 데 이어 2007년 멀티플렉스 영화관 메가박스를 호주계 맥쿼리펀드에 매각했다. 이번에 온미디어까지 매각함에 따라 영화업계 2위인 쇼박스만 남았다.

최진석 기자 isk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