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금값이 달러 강세와 미국 경제에 대한 낙관 속에 하락을 거듭하며 1100달러 선이 깨졌다.

21일 뉴욕상품거래소(NYMEX)에서 금 2월물은 15.50달러(1.4%) 떨어진 온스당 1096.0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종가 기준으로 1100달러 선이 깨진 것은 지난달 6일 이후 처음이다. 금값은 지난 3일 1218.3달러를 찍으며 사상 최고를 기록한 이후 12거래일 만에 10.3% 떨어지는 약세를 보이고 있다.

금값 약세를 이끄는 주 요인으론 달러 강세를 꼽을 수 있다. 이날 달러 가치는 유로당 1.4283달러로 3개월반 만에 최고로 치솟았다. 전문가들은 달러 강세가 내년 초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달러 약세로 부각됐던 금의 대안 투자 매력은 떨어지고 있다.

또 크리스마스와 신년 연휴를 앞두고 금 거래가 줄어든 것도 영향을 미쳤다. RBC웰스매니지먼트의 조지 게로 부회장은 "달러 강세와 연말 거래 감소의 영향으로 금값이 떨어졌다"며 "이는 단기에 금값이 급격히 떨어질 가능성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주택판매와 소비지출 등 주요 경제지표가 미국 경기회복에 대한 긍정적인 신호를 주고 있는 것도 금값 하락을 이끌었다. 시카고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찰스 에반스 총재는 최근 "미국 경제가 앞으로 18개월 동안 3.0~3.5% 성장할 것이며 낮은 인플레이션이 지속될 것"이라고 밝혔다. 물가가 안정세를 보이면서 인플레이션 회피를 위한 투자 대상으로 금의 인기는 시들해지고 있는 것이다.

시장에선 금의 실수요가 줄어들어 단기적으론 금값이 약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했다. 더불리온데스크닷컴의 제임스 무어 애널리스트는 "금값이 1050~1080달러 박스권에서 움직일 것"으로 내다봤다.

서기열 기자 phil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