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우크라이나 카자흐스탄 등 옛 소련 지역 국가들의 경제는 내년에도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21일 AFP통신에 따르면 국제통화기금(IMF)은 최근 내년 러시아 성장률을 3.5%로 전망했다. 하지만 IMF는 이는 올해 마이너스 성장(-8.5% 추정)에 따른 기저효과와 재고 보충을 위한 생산 증가에 따른 것으로 분석했다.

러시아는 국내총생산(GDP)의 30%를 석유와 천연가스 산업이 차지하고 있을 정도로 자원 수출 의존도가 높다. 올 상반기 옛 소련 지역 외 수출 가운데 원유와 천연가스가 차지하는 비중은 69.1%였다. 러시아 경제는 올 들어 국제유가가 2008년 7월 정점 대비 반토막나면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

톰 머디 르네상스 캐피털 투자전략가는 거품 위험이 커지고 있는 중국 등 일부 국가들이 '출구전략'을 실시하면 러시아가 직격탄을 맞을 것이라며 러시아 경제가 대외 변수에 취약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두바이월드의 채무불이행(모라토리엄) 선언이 유럽 국가채무 위기로 번지면서 투자자들이 러시아 등 이머징마켓 자산을 매각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우크라이나와 카자흐스탄도 에너지 가격 하락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우크라이나 정부는 내년 성장률이 최소 3% 이상일 것으로 보고 있지만 전문가들은 GDP의 절반을 차지하는 자원 수출이 어려움을 겪으면 3% 성장이 힘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우크라이나의 올해 성장률은 -12%였다. 게다가 빅토르 유셴코 대통령과 율리야 티모셴코 총리의 정치적 대립으로 연금 및 임금제도 개혁이 미뤄지면서 경제회복의 발목을 잡고 있다.

카자흐스탄도 에너지 가격 하락과 심각한 은행 부실로 비슷한 문제를 겪고 있다고 AFP는 전했다. 카자흐스탄은 부동산 버블 붕괴까지 겪고 있다. IMF는 올해 두 자릿수 마이너스 성장률을 보인 카자흐스탄이 내년에 2% 성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조귀동 기자 claymor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