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재정부 허경욱 제1차관은 21일 우리 경제가 반짝 회복했다가 다시 침체기를 맞는 더블딥(이중침체) 우려와 관련, "더블딥에 빠질 수 있다는 일부 우려는 현실화될 가능성이 크지 않다"고 밝혔다.

허 차관은 이날 연합뉴스와의 서면인터뷰에서 "더블딥 우려는 주로 세계경제 재침체 가능성, 국제금융시장 불안 재연 소지, 재정정책 효과 약화 등 불안 요인에 기인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세계경제가 완만하게 회복하고 국제금융시장도 극심한 불안정이 재발되지는 않을 것이라는 게 대체적 예상"이라며 "재정 지출규모도 올해 추가경정예산보다는 작지만 여전히 예년보다는 크다"는 점을 근거로 제시했다.

그는 정부가 내년 5% 내외 성장률을 전망한 것과 관련, "세계 경제가 완만한 회복세를 이어가는 가운데 주요 교역대상국인 중국 등 아시아 지역이 상대적으로 빠른 회복세를 나타낼 전망"이라며 "고용.임금 회복, 금융시장 안정 등에 힘입어 소비.투자 등 내수도 양호한 흐름을 보일 것"이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다만 그는 "민간부문의 자생적 경기 회복력이 미흡하고 고용 부진도 여전히 해소되지 않는 등 불확실성이 큰 상황"이라면서 "당분간 확장적 정책기조를 견지하고 경제가 대외충격에 쉽게 흔들리지 않도록 위기대응 능력을 높일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또 금리 인상 등 출구전략에 대해서도 "향후 민간 주도의 경기 회복이 가시화되는 정도를 봐가며 신중히 결정할 필요가 있다"며 "위기 대응을 위해 한시적으로 취했던 금융조치를 정상화하는 등 미시 분야에서는 점진적으로 출구전략을 향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최근 환율 하락 추세와 관련, "환율이 변동할 경우 수출업자냐, 수입업자냐에 따라 이익과 손해가 달라지는 측면이 있다"며 "정부는 환율의 급변동이 없도록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정부는 환율이 경제 펀더멘털(기초여건)과 시장수급을 제대로 반영해 움직여야 한다는 정책기조를 유지할 방침"이라며 "다만 환투기 등 시장교란 요인으로 쏠림현상이 지나칠 경우에는 적절히 대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한.미 통화스와프의 종료가 금융시장에 미칠 영향에 대해 "우리나라 금융시장과 외화유동성 상황에 미치는 영향은 없다고 해도 될 정도로 극히 제한적일 것"이라며 "외채구조 개선 등으로 추가적인 외화유동성 경색에 대한 대응 역량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적정 외환보유액 수준에 대해 "정부는 다양한 기준을 참고지표로 활용하고 있으나 특정 견해를 채택하고 있지 않다"며 "다만 경상지급액, 단기외채 변제능력 등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기준으로 보더라도 현재 보유액은 위기대응에 충분한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서울연합뉴스) 류지복 기자 jbryo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