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회복이 더디게 진행되면서 명동사채시장에서 많은 상장사들의 M&A(인수 합병)설이 떠돌고 있다, 특히 인수 후보자도 없는 가운데 최근 명동시장에서 M&A(인수 합병)설이 나도는 상장 A사에 대해서는 관심이 쏠리고 있다.

최근 내외부적으로 큰 파장을 겪은 상장 A사가 한때 잠잠하다가 연말들어 다시 명동시장에서 300억을 조달하고 있다는 소문이 돌면서 명동의 사채업자들 사이에서 A사가 핫 이슈로 떠오르고 있는 것.

이 회사는 지난 2008년 명동시장에서 어음 할인 금리가 인상하기 시작하더니 현재는 명동시장에서 고금리에도 업자들로부터 외면을 당하고 있다. A사는 서울 중심지에서 분양중인 오피스텔의 미분양 물량이 대거 발생됨에 따라 저가 분양을 실시했음에도 분양률은 저조한 상황이다.

21일 기업신용정보제공업체인 중앙인터빌(http://www.interbill.co.kr)에 따르면 A사는 이미 9월부터 명동시장에서 M&A 물건으로 회자됐고, 매매대금은 약 200억~300억원으로 추정되고 있다.

중앙인터빌 이진희 과장은 "A사의 매출은 중견건설사 수준인데 반해 미분양 물량 부담이 매우 커서 현금조달에 어려움을 겪는 것 같다"며 "A사의 기업어음(CP) 발행만 봐도 A사가 얼마나 자금난이 심각했었는지 대략 짐작할 수 있다"고 말했다.

기업어음(CP)은 일반 세금계산서와 함께 발행하는 일명 '물대'로 불리는 약속어음과는 달리 융통어음의 성격이 강한 것이 특징이다.

이 과장은 "A사는 과거에 단 한 번도 CP를 발행한 경험이 없는 회사"라며 "그런데 유독 올들어 220억원 규모의 CP를 발행했다"고 말했다. 이 과장은 이어 "CP는 대금지급 보다는 자금조달의 성격이 강한만큼 과거 CP발행 경험이 없던 회사가 CP를 발행했다면 자금난이 심각함을 의미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A사의 CP 발행은 돌려막기식의 발행 성격이 강하다는 게 명동 업자들의 전언이다. A사는 지난 6월 처음으로 80억원의 CP를 발행했데, 이 CP의 만기일에 맞추어 두 번째 물량 80억원이 발행됐고, 두 번째 물량의 만기에 맞추어 세 번째 물량 60억원이 발행됐다는 것. 즉 세 번째 물량의 만기가 돌아오는 2010년 2월이 또 다른 고비가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 과장은 "문제는 은행이나 증권사에서 A사에 얼마나 관대할 것이냐 하는 것"이라며 "첫 번째 물량을 발행할 때는 80억원 짜리 1건으로 발행했는데, 두 번째 물량에서는 20억원 짜리 4건으로, 세 번째 물량에서는 10억원 짜리 4건, 5억원짜리 3건, 1억원짜리 5건으로 발행됐다"고 말했다. "이는 더 이상 CP발행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방증이라고 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경닷컴 박세환 기자 gre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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