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는 부진..경기 불투명 등 영향

민간 기업들이 경제의 불확실성으로 인해 투자를 꺼리면서 대규모 자금을 은행의 장기 저축성 예금 등에 넣어두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민간기업들은 작년 9월말 이후 1년간 회사채 발행순증이 37조2천112억원, 은행을 비롯한 예금취급기관대출금 순증이 29조8천641억원이었다.

그러나 민간기업들은 이렇게 조달한 자금을 투자 등에 적극 투입하지 않는 것으로 분석됐다.

민간기업들의 장기저축성예금(예치기간 1년이상)은 9월말 현재 103조7천638억원으로 작년 같은 시기의 78조9천233억원보다 31.5%인 24조8천405억원 늘었다.

이 증가율과 증가금액은 관련 통계가 나오기 시작한 2003년이후 최고다.

연도별 9월말 기준 잔액과 전년 같은 시기 대비 증가율은 ▲2004년 68조5천333억원(25.2%) ▲2005년 64조1천134억원(-6.4%) ▲2006년 68조1천443억원(6.3%) ▲2007년 66조8천187억원(-1.9%) 등이었다.

분기별로 기업들의 장기저축성 예금은 작년말 94조2천241억원, 올해 3월말 96조6천415억원, 6월말 100조5천324억원 등으로 금융위기 과정에서 계속 불어났다.

결제 및 단기저축성 예금은 지난 9월말에 141조7천29억원으로 1년전의 114조856억원보다 24.2%, 27조6천173억원이 늘었다.

이 증가액과 증가율도 관련통계가 나오기 시작한 지난 2003년 이후 최고다.

이에 비해 기업들의 투자는 상당히 부진한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한은 국민소득 통계에서 올들어 9월까지 명목 설비투자액은 68조65억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의 71조1천428억원보다 4.4% 줄었다.

이 감소율은 1∼9월 기준으로 2001년(-8.5%) 이후 최대다.

2003년부터 작년까지는 설비투자가 줄어들지 않았다.

가격요소를 제외한 실질 설비투자(작년 동기대비)는 올해 1∼9월에 15.5%가 줄어 환란당시인 1998년(-44.9%)이후 최악이었다.

(서울연합뉴스) 윤근영 최현석 홍정규 기자 keunyou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