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세계 경제가 금융위기 충격에서 벗어나면서 증시 역시 빠르게 반등하고 있지만 나라마다 명암이 엇갈리고 있다.

정부의 재정확대와 원자재가격 강세 수혜를 본 신흥시장의 국가의 증시는 높은 회복세를 보인 반면 재정 적자가 심하고 금융시스템이 불안한 일부 국가들은 여전히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18일 삼성증권이 지난 15일 현재 65개국 대표지수의 올해 상승률을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러시아 증시의 상승률이 121.0%로 가장 높았다.

지난해 72.4%나 떨어져 전체 국가 중 63위를 차지했던 러시아가 올해 놀라운 반전을 보였다.

또 스리랑카(114.6%)와 아르헨티나(105.1%), 페루(92.7%), 터키(87.8%) 등도 러시아에 이어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반면 슬로바키아가 올해 20.2% 하락해 등락률 순위 최하위를 기록했고, 바레인(-19.8%), 에콰도르(-16.8%), 아이슬란드(-16.1%), 쿠웨이트(-10.9%) 등도 부진을 면치 못했다.

각국을 MSCI 기준으로 선진과 신흥, 프론티어마켓 등 범주로 나눠 보면 선진시장 23개국에선 노르웨이(61.3%)와 싱가포르(58.9%), 홍콩(51.6%)이 선전했고, 뉴질랜드(8.4%), 일본(13.8%), 핀란드(15.5%) 등은 부진했다.

신흥시장 22개국에선 러시아(121.0%)와 페루(92.7%), 터키(87.7%)가 빠른 회복세를 보였고 모로코(-5.4%)와 남아프리카(26.0%), 체코(27.8%) 등은 상대적으로 저조했다.

프론티어마켓 20개국에선 스리랑카(114.6%)와 아르헨티나(105.1%), 루마니아(65.0%)가 상승률 선두그룹을 형성했고 바레인(-19.8%), 쿠웨이트(-10.9%), 슬로베니아(9.3%) 등이 하위권에 포진했다.

삼성증권은 글로벌 증시 `승자' 국가들의 특징으로 러시아와 같은 신흥국가가 금융위기의 직접적 손실이 적었음에도 외환시장의 취약성 때문에 크게 하락했다가 올해 급등한 점을 꼽았다.

또 중국처럼 정부의 재정확대 정책에 경상수지 흑자를 쌓아가거나 브라질과 같이 원자재 가격 상승 수혜를 본 국가도 높은 반등에 성공했다고 분석했다.

반면 금융위기의 장본인이거나 금융위기 잔재가 남아 있는 유럽과 동유럽 일부 국가, 재정 적자가 심한 일본과 그리스 등의 증시 상황이 좋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황금단 연구원은 "내년에는 세계 경제의 본격적 회복이 기대되는 만큼 성장 모멘텀이 강한 중국과 인도, 페루, 베트남 등과 기업이익 성장에 대한 기대가 높은 스웨덴, 네덜란드, 싱가포르, 대만, 칠레, 한국 등이 증시 상승을 주도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서울연합뉴스) 구정모 기자 pseudoj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