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가 18일 단행한 그룹 인사의 핵심은 남용 전자 부회장,권영수 디스플레이 사장,허영호 LG이노텍 사장 등 주요 계열사 CEO(최고경영자)들의 유임이다. 주요 계열사의 사업본부장들도 대부분 자리를 지켰다.

올해로 3년 임기를 채운 남용 부회장이 유임된 LG전자는 지금까지 추진해왔던 '조직과 인재 글로벌화' 작업을 가속화할 계획이다. 외국인들을 해외 법인장으로 대거 임명한 것만 봐도 글로벌화에 대한 남 부회장의 의지가 읽힌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미국에 근무하며 CGTMO(최고유통채널 책임자)를 맡았던 제임스 닐 셰드 부사장은 북미지역본부 미국법인장을 맡게 됐다. 유럽지역본부 프랑스법인 에릭 서데즈 상무도 프랑스법인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변 드라블로스 스웨덴법인 부장,변 베리 베네룩스법인 안데르센 부장,에릭 애지우스 캐나다법인 부장 등도 법인장 대열에 합류했다. 지난해 9월 첫 현지인 법인장으로 선임됐던 피트 반 루엔 남아프리카공화국법인장은 상무로 승진했다. 해외 영업라인 강화를 목적으로 한 세대교체도 이뤄졌다.

B2B(기업간 거래) 사업 강화와 신속한 의사결정을 위한 소폭의 조직개편도 했다. CEO 직속으로 CR(Customer Relationship) 부문을 신설한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이 조직은 BS(비즈니스솔루션) 사업을 총괄했던 황운광 부사장이 맡는다.

각 사업본부에 RBL(Region Business Leader)을 둔 것도 눈에 띄는 변화다. 상업용 에어컨을 맡고 있는 AC(에어컨) 사업본부 CAC사업팀은 사업부로 격상됐다. 태양광 분야 사업을 준비 중인 CTO(최고기술책임자) 산하 태양전지사업은 AC사업본부로 이관하기로 했다.

지주회사인 ㈜LG에서는 구본무 회장,강유식 부회장과 함께 대표이사직을 맡고 있는 조준호 부사장이 사장으로 승진했다. 대표이사에 걸맞은 직급을 보장해 주기 위해 사장 승진을 결정했다는 게 업계의 평가다. 조 대표는 '포스트 강유식'으로 불리는 LG그룹의 차세대 리더다. 2002년 44세로 부사장에 올라 LG 내 최연소 부사장 승진기록을 세웠으며 만 50세가 된 올해 사장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보직은 COO(최고운영책임자)로 구 회장,강 부회장 등과 함께 그룹 전반의 경영 방향을 결정하고 있다.

CNS는 대표이사가 바뀌었다. 김대훈 서브원 G-엔지니어링사업본부장(부사장)이 신임 대표로 내정돼 내년부터 신재철 사장의 바통을 이어받는다. 반면 LG디스플레이는 부사장 이상 고위 임원이 모두 제자리를 지켰다. 올해 마이크론과의 통합으로 덩치를 키운 이노텍에서는 부사장 승진자가 나왔다. LED(발광다이오드) 사업부장을 맡고 있는 류시관 전무가 주인공이다. 윤여순 LG경영개발원(인화원) 리더교육팀장은 전무로 승진,그룹 최초의 여성 전무로 올라섰다.

송형석 기자 clic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