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보잉사의 차세대 항공기인 '보잉 787 드림라이너(사진)'가 16일 미 워싱턴주 에버럿에 있는 보잉 시험비행장에서 처녀 비행에 성공했다. 2004년 개발에 들어가 2년 이상 시험비행을 연기하는 등 우여곡절을 겪은 끝에 하늘을 날게 된 것이다.

회사 측은 앞으로 787기종 6대를 9개월간 시험 비행한 뒤 내년 4분기부터 상용 노선에 투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일본의 전일본항공(ANA)은 이 기종을 처음으로 노선에 투입할 계획이다.

787 드림라이너는 동체의 절반 이상을 알루미늄 대신 탄소섬유 등 복합소재로 만들어 경량화를 꾀했다. 이를 통해 '보잉 777' 기종에 비해 연료 효율을 20% 이상 높인 게 특징이다. 연료 효율이 개선된 만큼 배기가스 배출은 줄어 '그린 항공기'로 볼 수 있다고 보잉 측은 설명했다. 동급 기종에 비해 화물수송량은 45% 늘었다.

보잉 787기는 200~300석 규모의 중형 항공기로 경쟁사인 유럽 에어버스의 차세대 대형 항공기 'A380'과 치열한 시장쟁탈전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 A380은 동체 길이가 73m,좌석만 500석이 넘는 대형 기종이다. 이에 맞서 보잉은 에너지 효율 등을 부각시킨 787 드림라이너를 선보인 것이다. 항공업계는 미래시장을 어느 기종이 지배할지 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대한항공은 2005년 787기 10대를 주문했으며 A380도 내년 말 미주 등 장거리 노선에 투입할 계획이다.

뉴욕=이익원 특파원 ik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