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공개된 삼성그룹 사장단 인사에서 두드러지는 대목은 핵심 계열사이자 이건희 전 회장의 장남 이재용 부사장(내정자)이 최지성 사장과 함께 이끌게 될 삼성전자의 조직개편이다.

삼성 측이 구체적으로 개편을 확인한 부분은 현재 완제품과 세트의 두 개로 나뉜 부문제를 폐지한다는 것뿐으로, 좀 더 상세한 내역은 16일로 예정된 부사장급 이하 임원 인사에서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사장단 인사만으로도 대충의 변화는 가늠해볼 수 있다.

일단 이재용 부사장이 맡게 될 최고운영책임자(COO) 직책의 신설뿐 아니라 최고재무책임자(CFO)의 부활이 눈에 띄는 대목이다.

삼성전자의 CFO는 원래 연초 인사 때까지, 삼성의 '재무통'인 최도석 현 삼성카드 사장(부회장 승진예정)의 자리였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현재는 완제품과 세트부문별로 지원팀장이 있으나 대외적으로 딱히 CFO라고 할 만한 직책이 없는 상태였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는 그러나 올해 초 조직개편으로 축소된 경영지원팀에다, 이번 부문제 폐지결정에 따라 소속이 애매해진 양 부문의 재무팀을 묶어 경영지원실로 확대 개편했다.

실장직은 그간 감사팀장이자 삼성전자의 사내 등기이사 4명 중 한 사람이었던 윤주화 감사팀장(사장)이 맡게 된다.

또 하나 주목해야 할 자리는 사업지원팀장이다.

사업지원팀은 삼성전자 안팎의 사업기획, 투자조정 등의 역할을 수행하는 핵심 조직 가운데 하나다.

이 조직이 내부 조정과 대외 업무 등을 전반적으로 담당하는 이재용 부사장의 업무와 밀접한 관련이 많을 것임을 짐작할 수 있다.

현재 부사장으로 이 조직을 맡아오던 이상훈 부사장은 이번 인사에서 사장 승진이 확정되면서 힘을 받게 됐다.

삼성 측은 "사업지원팀은 업무 속성상 회사 전반을 관할하는 COO와 관련성이 있다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김종수 기자 jski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