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금입출금기(ATM)가 진화하고 있다. 돈을 인출하거나 이체하는 기본 기능은 물론이고 대출한도 조회,외환송금,카드발급 상담까지 해주고 있다.

농협은 ATM을 통해 해외송금을 할 수 있는 서비스를 15일부터 시작한다. 미국 달러,일본 엔화,유로화 등 총 14개국 통화를 송금할 수 있다. ATM을 이용하면 환전수수료 50%,송금수수료 30%를 할인받을 수 있다. 농협 관계자는 "해외 유학 자녀에게 정기적으로 해외송금을 하는 고객,영업시간 중 은행을 방문하기 어려운 직장인,외국인 근로자 등이 이용하면 유용한 서비스"라고 설명했다. 우리 · 국민 · 외환은행도 외화를 해외에 송금할 수 있는 서비스를 시행하고 있다.

지갑을 잃어버리거나 집에 놔둔 상태에서 긴급하게 돈이 필요한 경우에도 ATM을 활용할 수 있다. 신한은행은 인터넷뱅킹이나 폰뱅킹 가입 고객이 계좌별로 1일 1회 최고 30만원까지 ATM을 통해 인출하도록 하는 '긴급출금서비스'를 시행 중이다. 현금카드 또는 통장이 없어도 소액의 돈을 인출할 수 있는 서비스 상품이다. 고객이 인터넷뱅킹이나 폰뱅킹에 접속해 긴급출금서비스를 신청하면 은행은 고객의 휴대폰 문자메시지로 긴급출금 인증번호를 발송한다. 고객은 해당 인증번호와 서비스 신청 시 미리 설정한 1회용 비밀번호를 신한은행 ATM에 입력하면 현금을 찾을 수 있다.

신한카드는 전국 3000여 청호컴넷 ATM에서 신용카드 신청을 위한 전화 상담 예약 시스템을 개발해 서비스를 시작했다. 신한카드는 고객이 ATM에서 주민등록번호와 휴대전화번호 등을 입력하면 간이 심사를 통해 카드 발급 가능 여부를 신청 고객 휴대전화로 알려준다.

현대캐피탈은 ATM을 통해 고객의 신용등급 및 대출가능금액 조회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조회를 하더라도 신용등급에는 영향이 없고 이용료도 받지 않는다. 신용카드로 본인 인증을 거친 후 주민등록번호와 휴대전화번호 등을 입력하면 자신의 신용등급과 대출가능금액을 확인할 수 있다.

하나캐피탈은 ATM으로 신용대출 상담 신청을 받고 있다. 고객이 ATM에 주민등록번호 및 연소득 등을 입력한 뒤 신용정보 제공에 동의하고 신용카드로 본인 인증을 받으면 상담신청이 이뤄진다. 콜센터 상담원을 통해 상세 상담을 거친후 고객이 하나캐피탈 홈페이지에서 대출약정을 하면 통장으로 대출금이 입금되는 구조다. 최고 300만원까지 대출이 가능하며 이자는 연 13~37% 수준이다. 삼성카드는 모든 지하철역과 편의점에 있는 ATM을 통해 대출한도 증액신청 등의 서비스를 제공한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무인점포를 늘리려는 은행들은 물론이고 지점이 적은 제2금융권 업체들까지 ATM을 이용한 서비스를 속속 선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이태훈 기자 bej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