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은행(행장 강정원 · 사진)이 청년실업 해소와 일자리 창출을 위해 인턴사원 2200명을 선발한다. 이 같은 채용 인원은 올해 초 뽑았던 인턴사원 수(850명)의 2배를 넘는 것으로 국내 금융회사 가운데 가장 많은 규모다. 국민은행은 내년 2월 대학 졸업 예정자와 올해 12월 현재 3학년에 재학 중인 대학생을 대상으로 2200명 규모의 인턴사원을 선발한다고 13일 발표했다.

이번 인턴 과정은 겨울방학 기간 중 8주 이내로 진행된다. 채용된 인턴사원은 전국 국민은행 지점에 2명씩 배치돼 △창구업무 지원 △고객만족 활동 △고객관리 활동 등을 통해 은행 영업점의 기본 업무를 경험하게 된다. 또 인턴십 기간 중 'KB 대학생 자원 봉사단'을 구성해 서민지역 공부방과 장애인 · 노인 복지시설 등에서 봉사활동도 실시한다. 급여는 한 달에 100만원가량을 받게 된다.

지원 접수는 오는 15일부터 22일까지 국민은행 홈페이지(www.kbstar.com)에서 할 수 있으며 서류 전형을 통해 30일 선발자가 발표된다. 선발된 인턴사원은 다음 달 4일부터 영업점에서 근무하게 된다.

국민기초생활수급권 자녀,차상위 계층(최저 생계비의 120% 내에 해당하는 세대) 자녀,국가유공자 자녀,대학생 학자금 대출 수혜자 등 사회적 배려 계층 자녀는 인턴 지원 시 우대된다. 지방 소재 영업점의 경우 해당지역 대학생을 우선적으로 선발할 계획이다. 국민은행은 인턴사원 중 우수사원에 대해 신입행원을 채용할 때 우대할 예정이다.

다른 시중은행들도 내년에는 올해보다 인턴사원 선발 규모를 크게 늘릴 예정이다. 올해 5주 근무 조건으로 760명,3개월 기간으로 600명 등 인턴 1360명을 뽑았던 우리은행은 내년에 1500명의 인턴사원을 채용한다는 방침이다. 올해 초 하루 7시간씩,주 3일 근무제로 인턴 500명을 선발했던 신한은행과 6개월 근무 조건으로 500명의 인턴을 뽑았던 하나은행도 내년에는 채용 인원을 확대하는 것을 검토 중이다.

은행들이 대학생 인턴 중에서 정규직원을 대거 채용함에 따라 인턴사원 경쟁도 치열해질 전망이다. 우리은행은 공채 인원 200명 중 50명을 청년 인턴십 수료자 중에서 뽑았다. 당초 대졸 공채시 정원의 20%인 40명만 인턴 출신 중에서 선발할 계획이었지만 우수한 인턴 출신 지원자가 많아 합격자 수를 늘렸다. 하나은행은 150명 가운데 34명을 이 은행 인턴 출신으로 뽑았으며 국민은행은 최종 합격자 530명 중 56명을 청년 인턴십 수료자로 선발했다. 기업은행도 하반기 공채 합격자 259명 중 29명을 인턴 사원에서 뽑았다.

한편 금융계 일각에선 국민은행이 대학생 인턴을 크게 늘린 것에 대해 강정원 행장이 KB금융지주 회장으로 선임되는 과정에서 금융당국과 마찰이 빚어졌던 것을 염두에 두고 화해 제스처를 취하는 것 아니냐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강동균 기자 kd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