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로구 평창동,성북구 성북동,강남구 도곡동….서울의 대표적인 부촌들이다. 이들 지역에서 고소득층을 겨냥한,최고 분양가격이 50억원을 넘는 고급 주택이 잇따라 지어지고 있다.

이들 고급 주택 형태는 크게 빌라형 아파트와 단독주택형 타운하우스로 나뉜다. 둘 다 세대수가 적고 서울 도심 및 부도심과 가까운 공통점을 갖고 있다. 그러나 빌라형 아파트가 단지 내 커뮤니티 구성에 초점을 맞췄다면 단독주택형 타운하우스는 주거 쾌적성에 주안점을 두고 있다.

고가임에도 불구하고 일반 아파트에 염증을 느낀 고소득층의 마음을 움직이는 판촉(VVIP 마케팅)이 성과를 내면서 일부 주택은 기대 이상의 분양률을 올리고 있다. 도곡동에서 최근 완공된 빌라형 아파트 '로덴하우스'의 경우 계약률이 60%에 이른 것으로 알려졌다. 일반 아파트의 경우 서울 · 수도권 요지에서도 분양가격이 조금만 비싸도 미분양이 속출하는 것과 대조적이다. 전문가들은 "그동안 고가 주택의 하나였던 주상복합 아파트의 인기가 퇴조하면서 고급주택 수요층 일부가 빌라형 아파트와 단독주택 등으로 시선을 돌리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특히 최근에 지어지는 타운하우스 단지 등은 이중,삼중으로 보안 시스템을 구축하면서 그동안 단독주택의 약점이던 보안 문제를 해결한 것이 수요자들의 관심을 끌어당기는 요인 중 하나라고 업계 관계자들은 전했다.


◆교통 요지에 자리잡은 빌라형 아파트

고가 빌라형 아파트는 부촌 지역 안에서도 교통 여건이 좋고 편의시설 이용이 손쉬운 곳에 들어서고 있다.

계룡건설이 도곡동에서 건설한 '로덴하우스'가 대표적이다. 51채 아파트가 들어선 이 단지는 강남의 대표적인 고가 주상복합 아파트인 타워펠리스 대림아크로빌 등과 이웃하고 있고 롯데백화점 강남세브란스병원 삼성의료원 등과도 가깝다. 가구와 마감재는 유명 브랜드 제품을 사용했고 욕조 세면기 수도밸브 등은 스왈로브스키에서 만든 크리스털을 사용했다. 자동환기 시스템도 도입했다.

단지 앞에는 9917㎡ 규모의 독골공원이 있다. 단지 안에는 4297㎡ 넓이의 정원을 조성했다. 단지 안 정원에 200년이 넘은 소나무가 심어져 눈길을 끈다.



2개 동으로 구성된 이 단지 동쪽 동에는 277㎡ 29채와 287㎡ 3채가,서쪽 동에는 297㎡ 18채와 396㎡ 1채가 있다. 동쪽 동 1층에는 게스트하우스와 피트니스 클럽 등이 갖춰져 있다. 분양가격은 주택형에 따라 35억~53억원이다.

롯데건설이 평창동에서 분양 중인 '롯데캐슬 로잔'도 교통 여건이 괜찮다. 218~282㎡ 대형으로만 구성된 이 빌라형 아파트는 옛 라마다올림피아호텔을 리모델링한 것으로 유명하다. 광화문 등 서울 도심까지 차로 15분 내외면 갈 수 있다. 청운중 경복고 등 강북지역 명문 학군을 끼고 있다.

호텔 수준의 부대시설과 애프터서비스가 장점이다. 단지 안에 5개의 테마 정원을 만들었으며 아파트 동에는 무인 택배보관소와 세대별 전용창고,휘트니스 센터와 골프연습장,매거진 카페,호텔식 로비 등을 설치했다. 특히 입주민들에게 침대 소파 카펫 등의 살균 및 건식청소를 월 1회 제공하는 룸메이드 서비스와 주1회 세차 서비스를 제공된다.

지하 2층,지상 5~11층 112채로 구성된 이 아파트의 3.3㎡당 분양가격은 2200만~2400만원 선이다. 롯데건설은 "최근 해외 교포들의 문의가 늘어나고 있는 점에 착안해 미국 서부지역 교포들을 상대로 분양 홍보에도 본격 나섰다"고 말했다.



포레스트하우스가 분양 중인 '남산포레스트 하우스'는 중구 신당동 옛 타워호텔 근처 남산 자락에서 지어졌다. 10층짜리인 이 주택은 5층(2채)을 제외하고는 3층부터 각 층마다 1가구씩만 두었다. 따라서 대부분 주택이 4면 모두가 남산 등을 조망할 수 있다. 주택 크기는 300~505㎡이며 분양가는 최대 40억원이다.

포레스트하우스는 각 세대마다 남산이 잘 보이는 곳에 33~182㎡ 크기의 목재 데크를 만들어 휴식처를 겸한 전망대를 설치했다. 이곳에서 남산 경치를 즐기며 휴식을 할 수도 있다. 각 세대마다 채소를 재배할 수 있는 텃밭도 따로 두었다. 5층에는 330㎡ 규모의 옥상 야외휴식정원을 두었다. 입주민들은 여기서 파티나 다양한 모임을 할 수도 있다. 인테리어와 건물 외벽은 서울 삼성동 현대아이파크 펜트하우스를 설계한 배대용 B&A디자인커뮤니케이션 대표가 맡았다.


◆부유층 거주 원조 동네 '성북동'

평창동 한남동 등에는 단독주택형 타운하우스 단지가 잇따라 건설되고 있다. 인근 자연환경과 어울리는 예술적인 디자인을 가미한 것이 특징이다.

LIG건설은 서울 성북동 삼청각 인근에서 고급 단독주택 단지인 '게이트힐즈'을 건설 중이다. 12채 모든 주택이 지하 1층,지상 2층으로 구성됐으며 공급면적은 514~597㎡에 달한다. 이웃집과 공유하는 부분이 없는 전형적인 단독주택형이다.



세계적인 건축가 조엘 샌더스가 설계를 맡아 미국 건축가협회(AIA)로부터 우수 설계 디자인상도 받았다. 식당에는 귀금속 전문업체 스와로브스키에서 제작한 3000만원 상당의 장식등이 걸리는 등 내부 마감재도 고급으로 처리했다. 가사 도우미와 운전기사,대형 밴 대여 등 입주자를 위한 다양한 서비스도 제공한다. 지상 1층과 2층에 각각 세대 전용 뜰을 조성했다. 회사 관계자는 "방은 3개이지만 거실과 주방,발코니 등을 넓게 만들어 60대 이상 고소득층에게 적합한 형태로 설계했다"고 설명했다. 마무리 공사를 진행 중이며 내년 3월께 완공 예정이다. 분양가격은 45억~47억원 선이다.

쌍용건설은 종로구 평창동에서 단독주택형 타운하우스 '오보에힐스'를 분양 중이다. 이 주택도 디자인에 작품성을 가미한 것으로 유명하다. 329~496㎡(공급면적)로 지어지는 이 주택은 제주도 포도호텔 설계 등으로 유명한 재일교포 건축가 이타미 준이 설계했다. 프랑스 예술문화훈장을 수상한 건축가의 '자연과 사람,집의 공존'이라는 건축 철학을 이 주택에 반영했다는게 회사 측 설명이다. 오보에힐스는 경사지라는 입지 여건을 활용,조망권을 극대화해 히노키 욕조가 마련된 욕실에서도 외부 조망이 가능하다. 내년 4월 완공 예정이며 분양가격은 30억~36억원 선이다.

김철수 기자 kcs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