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스페인 신용등급 하향, 국지적 현상"

기획재정부 허경욱 제1차관은 11일 내년도 경제전망과 관련, "최소한 내년 상반기까지는 위험요인이 훨씬 많지 않나 생각한다"며 출구전략 신중론을 밝혔다.

허 차관은 이날 연합뉴스와의 통화 및 방송 출연을 통해 "민간이 주도하는 경제성장이 확고하게 뿌리내려야 하지만 최소한 내년 상반기까지는 그런 시기가 오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날 이성태 한국은행 총재가 "문쪽으로 조금씩 이동해야 한다"며 금리인상 필요성을 거론한 것에 대해 중환자의 회복과정을 예로 들어 신중한 입장을 피력했다.

그는 "출구전략은 안과 밖이 있어서 문을 열면 바로 바깥이 나오는 것이 아니라 환자가 회복하는 것과 같다"며 "지금 중환자실에서 막 나온 상태인데 뛰겠다고 바로 문을 열고 밖으로 나가면 안된다"고 지적했다.

또 "중환자가 어느 정도 회복되면 일반환자실로 가서 체력을 회복한 뒤 문을 열고 나가야 하지 않겠느냐"며 "확장적 거시정책을 어느 정도 유지하면서 미시정책도 서서히 없애야 한다.

이 총재도 그런 취지로 말하지 않았나 싶다"고 해석했다.

그는 기업 구조조정 문제와 관련, "작년에도 구조조정을 했으나 올해 위기 극복과정에서 환자의 상태를 보면서 약을 써야 하는 문제가 있었다"며 "내년 들어 위기극복이 확고해지면 구조조정 속도가 좀 더 빨라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두바이 사태에 이어 그리스 국가신용등급 강등, 스페인 신용등급 전망 하향조정 등과 관련, "기본적으로 국제금융시장의 불안정성이 다 끝나지 않았다는 뜻"이라며 "이 때문에 상반기에는 경제확장 기조를 계속 가져가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하지만 작년 9월 리먼 브러더스 때처럼 전세계적 현상으로 갈 것으로 생각지는 않고 국지적 현상으로 본다"며 "우리나라의 익스포저(대출금.지급보증 등)도 두바이 8천800만 달러, 그리스 5천만 달러, 스페인 3억9천만 달러에 불과해 점검은 하고 있지만 우리 경제에 직접적 영향은 별로 없다"고 분석했다.

또 "재정적자는 중기적으로 어떻게 건전해질 수 있는지 시장에 신뢰감을 주는 것이 중요하다"며 "우리나라는 2013년 균형재정을 달성할 것으로 중기 재정운영계획을 이미 짜놓은 상태인데다 재정건전성도 양호한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정부가 내년도 5% 내외 경제성장률을 전망한데 대해 "분기별로 1%씩만 성장하면 연간 4%가 되고 올해 성장률이 낮아 기저효과에서 1% 도움을 받는다"며 "충분히 달성할 수 있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서울연합뉴스) 류지복 기자 jbryo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