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기지 위축 불구 부동산시장 돈 몰려

호주중앙은행(RBA)이 3개월 연속 기준금리를 상향 조정함에 따라 부동산담보대출(모기지) 금리도 상승, 호주 소비자들의 소비심리가 위축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호주 4대 시중은행 중 하나인 웨스트팩은행과 멜버른연구소가 공동 산출하는 12월중 소비자신뢰지수는 113.8포인트로 전월 118.3포인트에 비해 3.8% 하락했다고 언론들이 10일 전했다.

하지만 향후 경기전망을 밝게 보는 소비자가 어둡게 보는 소비자보다 여전히 많아 전반적으로 앞으로의 경기를 낙관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웨스트팩은행 책임 이코노미스트 빌 에번스는 "이달중 소비자신뢰지수 하락 폭은 RBA의 잇단 기준금리 상향 조정에 비춰볼 때 놀랄 정도로 낮은 수준"이라며 "2005년 3월 RBA가 기준금리를 0.25% 포인트 올린 직후 소비자신뢰지수는 무려 15.5% 추락했었다"고 말했다.

RBA는 지난 10월 이후 이달까지 3개월 연속 기준금리를 0.25%씩 낮춰 연 3.75%로 상향 조정했다.

에번스는 "기준금리 상향 조정과 모기지 금리 동반 상승 등으로 소비자들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지만 소비자들은 여전히 잘 버티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고 말했다.

NAB은행 책임 이코노미스트 스피로스 파파도풀로스는 "이달 소비자신뢰지수 하락은 충분히 예견됐던 것"이라며 "주택가격의 지속적인 상승과 예상밖으로 개선된 고용사정 등으로 소비자 심리가 긍정적인 수준을 이어가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번 조사에서는 모기지를 이용하는 소비자보다는 그렇지 않은 소비자의 소비자신뢰지수가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나 눈길을 끌었다.

모기지 이용 소비자들의 소비자신뢰지수는 8.9% 급락한 반면 모기지 이용을 하지 않는 주택소유자들의 소비자신뢰지수는 4.1% 하락하는 데 그쳤다.

특히 임대주택 거주 소비자들의 신뢰지수는 오히려 1.6% 상승한 것으로 조사돼 관심을 모았다.

한편 시중금리 상승으로 모기지 시장이 다소 위축되기는 했지만 부동산시장으로 여전히 돈이 몰리고 있다는 조사결과도 나왔다.

호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10월중 모기지 대출 건수는 6만3천865건으로 전달보다 1.5% 940건 줄었으나 글로벌 금융위기 발발 당시인 지난해 10월보다는 25.5% 높은 수준을 나타냈다.

또 이 기간 모기지 대출액은 233억호주달러(23조3천억원상당)로 전년동기 대비 10억호주달러(1조1천억원상당) 많은 것으로 집계됐다.

(시드니연합뉴스) 이경욱 특파원 kyungle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