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음속으로 비행하는 전투기가 나오는 영화를 본 사람이라면 숨막히는 추격전과 공중전에 매료됐던 경험이 있을 것이다. 초속 680m의 가공할 속도로 비행하는 전투기 조종사가 계기판을 보려고 한눈을 팔다간 바로 사고로 직결되기 때문에 조종사의 헬멧엔 특별한 장치가 숨어 있다.

항공분야,특히 전투기에서 요구되는 시각적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도입된 HUD(전방시현장치 · Head-Up-Display) 기술은 조종사의 시계를 확보해 주거나 계기판을 보는 동안의 찰나에 전방에서 다가올 위험을 방지하기 위해 개발됐다. 현재는 민간항공에서도 널리 사용돼 악천후,야간 등 이착륙이 어려운 상황에서 조종사에게 큰 도움을 주고 있다.

최근 들어서는 주행 중 정보 습득을 위한 운전자의 시각적 간섭을 최소화하기 위해 자동차 산업에도 HUD 기술을 적용하려는 노력이 진행되고 있다. 일부 고급 외제차에는 이 기술이 적용됐다. 굴절형 HUD,반사형 HUD 등의 방식이 있지만,자동차에는 대부분 앞 유리창에 홀로그램을 투사하는 방식이 채택되고 있다. 홀로그램이 잘 보일 수 있도록 유리창에 투명 필름을 장착하는 경우도 있다.

HUD의 가장 큰 장점은 날로 복잡해지는 계기판과 각종 편의장치(오디오 및 내비게이션)를 이용할때 시선을 분산하지 않은 채 운전하며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는 점이다. 현재 국내에서 개발 중인 HUD는 홀로그램을 투사해 속도,타이어 공기압,연료게이지 등의 기본적인 정보뿐만 아니라 턴바이턴(turn-by-turn · 간이형 방향표시 방식) 내비게이션 정보를 운전자에게 제공해 주행 안정성을 높이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앞으로 자동차에 적용될 HUD의 성장 가능성은 긍정적인 것으로 평가된다. 국내 HUD 관련 시장은 아직 초기 단계에 머물고 있다. 그렇지만 HUD의 효용성 및 국내 보유 인프라의 상대적 우위를 바탕으로 정책적 지원과 소비자 및 시장 경쟁구도 등 환경적 요인의 변화 속에서 성장 가능성이 높은 편이다.

HUD 기술이 본격 도입되면 자동차 제조사와 이동통신사업자에도 시장이 한층 넓어질 전망이다. HUD 관련 기술을 활용한 나이트비전(Night Vision) 등 차별화된 부가기능을 차량에 적용할 가능성도 상당한 것으로 평가된다. 특히 모젠과 같은 텔레매틱스 기술과 융합해 내비게이션의 길찾기 기능을 비롯한 엔터테인먼트 서비스를 제공할 경우 그 쓰임새는 더욱 다양해질 전망이다.

자동차 앞 유리에 각종 도로정보가 실시간으로 뜨고 집에 있는 가족과 차 앞 유리를 통해 화상전화를 하는 장면들….공상과학 영화에서만 볼 수 있었던 모습이 우리 눈앞에 성큼 다가오고 있다. HUD는 이제 더 이상 미래가 아닌 현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