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 하면 역시 소주가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소주는 가격이 저렴해 부담없이 마실 수 있는데다 고민 상담을 할 때 가장 잘 어울린다는 인식이 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됐다.

◇ 술은 역시 `소주'…첫 상기율 최고
한국주류연구원 조성기 박사팀이 지난해 11~12월 전국의 19~59세 남녀 2천200명을 상대로 면접조사해 9일 공개한 `주류소비자 행태조사'에 따르면 응답자 중 74.2%는 술 하면 가장 먼저 소주를 떠올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뒤이은 맥주(22.9%)와 큰 격차를 보였고 포도주(1.2%), 위스키(0.9%), 막걸리(0.4%) 등과는 비교가 무의미할 정도였다.

특히 남성은 86.2%가 술 하면 소주를 가장 먼저 떠올린다고 응답했다.

연령별로는 50대(78.2%)와 18~29세(76.3%) 구간이 30대(71.2%), 40대(72.9%)보다 소주를 떠올리는 비율이 높았다.

술 중에서 소주를 선호하는 비율도 가장 높아 응답자의 55.5%가 소주를 선택했고 32.6%는 맥주, 5.6%는 포도주, 3.5%는 위스키, 1.1%는 막걸리를 선택했다.

막걸리에 대한 인식이 대체로 낮게 나온 것은 조사가 막걸리 바람이 불기 전인 지난해 11~12월 실시됐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여성(38.6%)보다는 남성(72.0%)이, 연령별로는 50대(62.3%)가 소주를 가장 많이 선호했다.

소주의 장점은 저렴한 가격이 최우선으로 꼽히고 있다.

소주를 마신 경험이 있는 1천908명(중복응답) 중 가장 많은 40.4%가 소주의 장점으로 `저렴한 가격'을 꼽았고 뒤이어 `배가 안부르다'(28.1%), `누구와도 부담없이 마실 수 있다'(24.6%), `많은 사람이 마시기에 무난하다'(22.2%) 등의 순이었다.

맥주(1천817명)는 `가볍게 마실 수 있다'(34.4%)는 것이 최대 장점으로 꼽혔고 위스키(497명)는 `분위기를 연출하기 적합하다'(48.0%), 포도주(469명)는 `맛이 좋다'(48.8%)는 것이 장점이었다.

◇ 男 `애주가형', 女 `개성 중시형'
주류 소비 유형별로는 술 마시는 것을 즐기는 애주가형(31.6%)이 가장 많았고 술 마실 때 개성을 최우선시하는 개성 중시형(24.3%)이 스트레스 해소형 (21.5%), 건강 중시형(21.2%)보다 많았다.

남성은 직장 생활 속에서 술을 접하는 기회가 여성보다 많은 탓인지 애주가형 비율이 36.7%로 전체 평균보다 5% 넘게 높고 술로 스트레스를 푸는 스트레스 해소형(26.6%)도 많았다.

직장 생활을 하면서 회식이 잦다 보니 술을 접할 기회가 많고 직장 생활 스트레스를 술로 풀려는 경우가 많기 때문으로 보인다.

애주가형과 스트레스 해소형을 합해 주당형으로 구분할 경우 그 비율은 63.3%로 절반을 훌쩍 넘었다.

그러나 여성은 스트레스 해소(17.0%)를 위해 술을 마시기보다 술을 마실 때도 나름대로 개성을 중시(31.5%)하는 경우가 많아 대조를 이뤘다.

연령별로 애주가형(33.9%)과 건강 중시형(25.3%) 비율은 50대에서 가장 높고 스트레스 해소형은 18~29세(23.3%), 30대(23.2%)가 상대적으로 높으며 개성 중시형(25.3%)은 40대가 가장 많았다.

소비 유형별로 주종 선호도는 애주가형(64.3%)과 스트레스 해소형(68.8%)이 소주를 1위로 꼽았고 개성 중시형(46.7%)은 맥주를 수위로 뽑았다.

건강 중시형은 소주(44.4%)와 맥주(40.0%)가 비슷했다.

한달 평균 음주량은 소주는 350㎖ 7병(50cc 48.8잔), 맥주는 500㎖ 8병(200cc 19.5잔) 정도로 조사됐다.

◇ 횟집서 `소주', 중국집서 `고량주'
혼자서 술을 마실 때 가장 좋은 술은 맥주이지만 연인과 분위기를 잡을 때는 포도주가 제격인 것으로 인식되고 있었다.

혼자 마시기에 잘 어울리는 술(중복응답)로 응답자의 56.0%는 맥주를 선택해 포도주(40.4%), 소주(35.4%)를 제쳤다.

그러나 연인과는 레스토랑, 카페와 어울리는 포도주(71.7%)가 가장 좋다고 선택했다.

또 직장 사람들과는 소주(76.8%) 잔을 기울이는 것이 가장 좋고 사업상 거래처 사람들과 만나 접대할 때는 고가의 위스키(54.9%)가 가장 적합하다고 응답자들은 답했다.

젊은이들이 마시는 술로는 시원한 호프집의 맥주(80.3%)가 가장 많이 선택됐지만 장년층이 마시기에는 역시 쓰고 독한 맛이 곁들여진 소주(71.0%)가 좋은 것으로 나타났다.

여성과는 포도주(74.1%)가 어울리고 남성과는 소주(86.8%)가 어울렸다.

또 누군가에게 마음 속의 고민을 털어놓고 싶을 때는 소주(85.2%)를 한잔 같이하는 것이 좋고 피곤함에 지쳤을 때는 시원한 맥주(63.5%) 한잔을 생각했다.

술 마시는 장소에 따라 회와 함께 먹을 때는 소주(81.1%)가 가장 낫고 기름진 음식을 먹게 되는 중국집에서는 소주(49.6%)와 함께 고량주 같은 일반 증류주(27.1%)가 좋다는 게 응답자들의 답변이었다.

(서울연합뉴스) 박상돈 기자 kak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