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갑을 넘긴 장수기업들의 성공비결은 '노사화합,지속적인 연구 · 개발(R&D),최고경영자(CEO)의 위기관리,한우물 파기'로 나타났다.

대한상공회의소는 8일 지식경제부와 공동으로 펴낸 '장수기업에서 배우는 위기극복 전략 보고서'에서 국내 상장기업 중 60년 이상 된 기업들의 비결을 이같이 분석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환갑을 넘긴 국내 기업은 대기업이 19곳,중소기업이 2곳이다. 상장기업 기준 국내 기업들의 평균 지속 수명은 34.2년으로 2004년(35.7년)보다 1.5년 짧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기업들의 평균수명을 뛰어넘는 첫 번째 장수 비결로는 '꾸준한 R&D'가 꼽혔다. 1945년 세워진 종합화학 기업인 디피아이홀딩스는 2007년 기준 R&D 투자 비율이 전체 매출 대비 13.85%에 달했다. 최광림 대한상의 지속가능전략팀장은 "위기상황에서도 미래를 위해 적극적인 투자를 할 수 있는 기업만이 장수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기업 장수의 필수조건으로 'CEO의 위기관리 능력'도 중요한 것으로 조사됐다. 조사 대상 기업의 95%가 지속가능한 경영으로 CEO의 위기대처 능력을 들었다. 이금기 일동제약 회장은 전문경영인으로서 20년 넘게 회사를 이끌어오면서 외환위기로 워크아웃에 들어갔던 회사가 2001년에 조기 졸업할 수 있도록 했다.

한 가지 사업에 집중하면서 성공을 거두는 '한우물 파기' 전략도 장수의 주요 원인으로 꼽혔다. 금호전기는 1997년까지 65%에 달했던 '번개표' 제품의 국내시장 점유율이 외환위기를 거치면서 40% 이하로 떨어지자 IT(정보기술) 조명을 신사업으로 선정,1999년 국내 최초의 '냉음극 형광램프'를 개발해냈다. 이런 노력으로 금호전기는 외환위기 직후 146억원에 달했던 적자를 털고 2004년 137억원의 순이익을 냈다.

대한상의는 '노사화합'도 기업 장수의 필수조건으로 들었다. 삼양사와 하이트홀딩스,성창기업, 유한양행은 노조 설립 후 단 한 차례의 노사분규가 발생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김현예 기자 yea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