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개발 투자·CEO 능력·노사화합 등 꼽혀

환갑을 넘긴 `장수기업'의 경영 비결을 담은 보고서가 나왔다.

대한상공회의소는 지식경제부와 함께 국내 상장 기업 중 60년 이상 운영된 기업 21곳의 장수 요인을 조사한 `장수기업에서 배우는 위기 극복 전략 보고서'를 펴냈다고 8일 밝혔다.

이 보고서는 장수기업들이 수많은 위기 속에서 살아남을 수 있었던 요인으로 지속적인 연구개발 투자와 최고경영자(CEO)의 위기관리 능력, 핵심 사업 집중 추진, 노사화합 등을 꼽았다.

특히 꾸준한 연구개발은 조사 대상 기업 모두에 해당하는 장수 비결로 지목됐다.

일동제약은 최고경영자인 이금기 회장의 위기관리 역량을 바탕으로 회사를 탄탄하게 만들어 온 기업으로 소개됐다.

20년 넘게 최고경영자 자리에 있었던 이 회장은 IMF 외환위기 당시 임직원과 거래업체에서 90억 원의 무보증 전환사채를 인수토록 하는 등 자구 노력을 벌인 끝에 2001년 회사가 워크아웃을 조기 졸업하도록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핵심 사업에 집중해 성공을 거둔 기업으로는 금호전기가 사례로 제시됐다.

1997년까지 국내 조명 시장의 65%를 차지했던 금호전기의 `번개표' 제품이 IMF 외환위기 한파 등으로 점유율이 40% 이하로 떨어졌지만 경영진은 `IT조명'을 신사업으로 선정하고 적극적으로 투자했다.

그 결과 1999년 국내 최초로 `냉음극 형광램프'를 출시해 성공했고 외환위기 직후 적자가 146억 원이었던 회사는 2004년에는 137억 원의 순이익을 냈다.

보고서는 많은 장수기업이 신뢰에 바탕을 둔 노사관계를 구축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실제로 하이트홀딩스와 삼양사, 성창기업, 유한양행 등의 기업들은 노조가 설립된 이후 단 한 차례의 노사분규도 발생하지 않았다고 보고서는 전했다.

(서울연합뉴스) 안 희 기자 prayerah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