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TI 2%↓ 배럴당 73.93 달러

7일(현지시간) 국제유가는 벤 버냉키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이 미국 경제가 역풍에 직면할 수도 있다는 발언을 하고 난 후 경기 회복 속도에 대한 의구심이 증폭되면서 또 다시 하락했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1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지난주말 종가 보다 1.54달러(2.0%) 하락한 배럴당 73.93 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이로써 WTI는 4거래일 연속 하락을 기록했다.

런던 ICE 선물시장의 1월 인도분 브렌트유도 75센트(1.0%) 하락한 배럴당 76.77 달러에 거래됐다.

이날 유가는 금리 인상 우려 속에 달러가 반등하면서 장 초반부터 하락세로 출발했다.

6개국 주요 통화에 대한 달러 인덱스는 0.05% 오른 75.73을 기록했다.

특히 버냉키 의장이 이날 워싱턴 이코노믹 클럽 연설에서 "미국 경제가 스스로 지속할 수 있는 회복궤도에 들어섰다고 하기에는 너무 이르다"며 "경색된 신용상황과 취약한 고용시장으로 인해 심각한 역풍에 직면할 수도 있다"고 발언한 뒤 유가는 낙폭을 넓혔다.

라운드어스캐피털의 파트너인 존 길더프는 "지난주 호전된 고용지표가 발표됐지만, 유가는 공급 과잉, 정유회사의 가동률 감소, 전반적인 경제활동의 위축 등으로 인해 내리막을 타고 있다"면서 "버냉키 의장이 상당기간 고실업률이 지속될 것임을 경고하면서 수요 약화에 대한 우려가 더 가중됐다"고 말했다.

에너지 애널리스트들은 이번주 말로 예정된 중국의 석유 수입 관련 자료가 공개되면 유가가 다시 상승세로 반전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지난달 중국의 석유 수입이 사상 두번째 폭으로 늘어난 것으로 나타나면서 석유 수요 증가에 대한 기대로 유가가 크게 상승한 바 있다.

금값 역시 버냉키 의장의 `인플레이션 통제 가능' 발언으로 하락했다.

그동안 금 값은 달러 약세와 인플레이션 우려로 상승세를 이어왔다.

12월물 금은 5.40달러(0.5%) 하락한 온스당 1,163.40 달러를 기록했다.

(뉴욕연합뉴스) 김현재 특파원 kn0209@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