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화옵션상품인 `키코' 소송에서 세계 경제 석학들이 논리 대결을 펼칠 가능성이 커 관심을 끌고 있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은행과 D사의 키코 사건 재판에서 피고 측인 우리은행은 세계적인 파생상품 전문가를 증인으로 내세우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이를 위해 파생상품 가격 결정 모델의 최고 권위자로 꼽히는 스테픈 로스, 존 칵스 미국 MIT대 슬론 경영대학원 교수와 파생거래 이론을 집대성한 존 헐 캐나다 토론토대 교수 등을 접촉 중이다.

이에 앞서 원고 측인 D사가 노벨 경제학상을 받은 로버트 F. 엥글 미국 뉴욕대 스턴경영대학원 석좌교수를 증인으로 채택한 데 따른 맞불 작전인 셈이다.

키코에 가입한 중소기업들은 지난해 금융위기 이후 환율 급변동으로 큰 손실을 봤으며 책임소재를 놓고 은행과 중소기업 간에 공방이 벌어지고 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아직 누가 증인으로 올지 확정되지는 않았지만 섭외 중인 학자들이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세계적 전문가인 원고 측 증인에 대해 반론을 펴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우리은행 측 증인이 확정되더라도 원고 측 증인과 함께 오는 17일 같은 날 법정에 설 가능성은 낮은 상황이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전문가를 증인으로 내세울 때 통상 대질하는 경우는 적다"면서 "각기 다른 날 증인으로 채택돼 논리 대결을 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조재영 기자 fusionjc@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