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증시가 연일 급등하며 국내 증시 반등에 힘을 보태고 있다. 이달 들어 코스피지수와 일본 닛케이평균주가 간 상관계수가 높아지는 등 동조화 양상이 강해지고 있어 연말 증시에 일본발 훈풍이 이어질 수 있을지 주목된다.

7일 코스피지수는 1632.65로 7.89포인트(0.49%) 상승하며 지난 10월27일 이후 한 달 반 만에 60일 이동평균선(1624.10) 위로 올라섰다. 외국인이 6일 연속 매수 우위를 이어간 데다 일본 닛케이평균주가가 1% 넘게 상승해 투자심리를 호전시켰다. 지난 주말 한 달여 만에 1만엔 선을 회복한 닛케이평균주가는 이날 1만167.60엔으로 마감하며 엿새째 강세를 나타냈다. 조재훈 대우증권 투자분석부장은 "디플레이션과 엔화 강세를 막기 위한 일본 정부의 유동성 완화 정책이 글로벌 유동성 확대에 대한 기대를 높이고 있다"면서 "특히 국내 증시와 일본 증시의 상관관계가 점차 높아지고 있어 일본 증시 강세는 국내 증시에도 긍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증권사에 따르면 지난달 마이너스였던 코스피지수와 닛케이평균주가 간 상관계수는 이달 들어 0.93으로 급반전했다. 중국 상하이종합지수의 상관계수가 0.82에서 0.77로 낮아지고 미국 S&P500지수의 상관계수가 마이너스로 돌아선 것과는 대조적인 움직임이다. 상관계수가 1이면 똑같이 움직이고 -1이면 정반대로 움직인다는 뜻이다.

수익률의 동행성도 높아져 국내 증시의 상승 탄력도 다른 해외 증시보다 일본을 따라가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대해 황창중 우리투자증권 투자전략센터장은 "올해 글로벌 증시가 반등하는 과정에서 상대적으로 부진했던 일본이 상승 행렬에 동참하면서 상대적으로 저평가돼 있는 국내 증시에 대한 외국인의 관심도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일본의 경기 회복으로 이머징 아시아 전반에 대한 외국인 매수세가 지속되는 한편 비슷한 경제 구조를 지닌 한국에 대한 관심도 높아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일본은행의 유동성 공급으로 고공행진하고 있는 엔화 가치가 약세 전환할 경우 국내 수출주들에는 부담 요인이 될 수 있지만 오히려 일본자금의 국내 유입을 기대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황 센터장은 "경험적으로 싼 엔화를 빌려 다른 지역에 투자하는 엔 캐리 트레이드가 활성화되는 국면에서 국내 증시는 강세를 보이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김성봉 삼성증권 연구원은 "FTSE(파이낸셜타임스스톡익스체인지) 선진지수 편입 이후 일본 기관투자가들의 한국 증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면서 "일본의 해외 투자가 확대될 경우 국내 주식시장도 수혜를 볼 수 있다"고 진단했다.

조 부장은 "일본 증시가 1만엔 선에 안착하며 강세를 유지할 경우 국내 증시도 연말까지 양호한 흐름을 이어갈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강지연 기자 sere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