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용현 회장 "선진기술 투자, 해외시장 공략 가속화"
"2020년, 글로벌 200대 기업 목표"


두산그룹 박용현 회장이 내년에 선진 기술에 대한 투자와 해외시장 공략 등을 통해 매출 24조원, 영업이익 1조5천억원을 달성하겠다는 경영 계획을 공개했다.

박 회장은 6일 중국 산둥성 옌타이에 있는 골든걸프 호텔에서 기자 간담회를 열고 "내년에 매출은 24조원, 영업이익은 1조5천억원을 달성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 목표치는 올해 실적 예상치인 매출 22조원, 영업이익 7천500억원보다 각각 12%, 100%씩 증가한 수치이다.

박 회장은 "하이브리드 굴착기와 이산화탄소 포집 등 친환경 기술, 기타 선진 기술을 연구ㆍ개발하는 데 집중적으로 투자하고 올해 50%였던 해외 매출 비중을 60% 이상으로 올릴 것"이라고 소개했다.

그는 "두산은 중장기적으로 발전 및 담수 플랜트 시장에서 세계를 선도하는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며 "증발식 및 역삼투압식 담수 기술을 동시에 보유하고 있고 원자력 기술 또한 독자적으로 확보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올해 경영상황에 대해서는 "작년보다 실적이 다소 낮아졌지만 세계적인 경기침체 속에서 선전했다고 생각한다"며 "2007년 인수한 미국 중장비회사 밥캣의 자체적 구조조정, 그룹 계열사 매각을 통해 유동성 위기 우려도 해소했다"고 강조했다.

두산그룹은 현재 2조6천억원 가량의 현금을 보유하고 있고 그 규모가 연말까지 3조원 규모까지 늘어날 것이라고 그룹 측은 전했다.

기업 인수합병은 주력으로 삼고 있는 인프라스트럭처 사업과 시너지를 낼 수 있고 가격이 적당한 업체라면 항상 예의주시하면서 인수 여부를 검토하겠다는 게 두산그룹의 입장이다.

박 회장은 "아직 인수합병을 검토 중인 대상 기업은 없다"면서도 "기업 가치를 높이고 기존 계열사와 상승효과를 볼 수 있다면 인수 여부를 항상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성공적인 인수합병을 위해서는 신속(Speed), 적시성(Timing), 분석(Analysis), 인수 후 핵심인재 이탈 방지(retention), 전담 조직(Specialized team) 등 이른바 스타즈(STARS)가 필요하다고 견해를 피력하기도 했다.

내년 채용 계획의 경우, 두산그룹은 올해 규모였던 800명 수준을 최소한 유지할 수 있도록 하되 계열사별로 좀더 구체적으로 검토한 뒤 결정하기로 했다.

아울러 매출액의 0.3% 정도를 사회공헌 비용으로 책정하고, 각 계열사에서 진행하던 사회공헌 활동을 종합적으로 운영할 팀을 조만간 구성할 방침이다
올해 3월 그룹 총수가 된 박 회장은 "서울대병원장 등 의사로 있던 시절보다 그룹 회장직이 업무의 양은 적지만 이끌고 가야 할 회사의 몸집이 매우 크다"며 "온실에 있다가 정글에 나온 기분"이라고 그룹 회장으로 첫 해를 보낸 소감을 말했다.

이어 "2020년에 글로벌 200대 기업에 드는 것을 목표로 매진하고 있다"며 "113년 역사를 자랑하며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기업인 두산이 또 다른 100년을 준비하는 초석을 다지는 것이 제가 할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비전을 밝혔다.

박 회장은 "두산은 선제적인 구조조정으로 중공업 중심 기업으로 재도약했지만 이 분야에 대한 평가보다 과거 (안 좋은) 얘기만 기억하는 사람이 있다"며 "국민에게 존경받고 사랑받는 기업이 되도록 하는 게 꿈"이라고 덧붙였다.

(옌타이<중국>연합뉴스) 안 희 기자 prayerah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