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자동차회사 제너럴모터스(GM)의 최고경영자(CEO) 프리츠 헨더슨의 갑작스런 사퇴는 GM의 주인인 미국 납세자와 그들의 수탁인인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작품으로 간주된다고 영국 일간 더 타임스 인터넷판이 2일 보도했다.

GM의 사업전략을 둘러싸고 이사회 의장인 에드 휘태커와 CEO인 헨더슨이 마찰을 빚어 왔으며 오바마 대통령이 휘태커의 손을 들어줬다는 것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릭 왜고너 전 CEO의 퇴출 후 AT&T CEO 출신인 에드 휘태커가 GM 이사회의 회장으로 임명됐을 때 환영의 뜻을 밝힌 바 있으며 이번 헨드슨의 사퇴로 임시 CEO를 맡게 된 휘태커가 GM의 낡은 인습을 쓸어내는 역할을 맡기를 원하고 있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휘태커와 헨더슨이 갈등을 빚은 것은 GM 사업부의 매각 문제와 GM의 기업공개 추진 문제였다.

헨드슨은 내년을 목표로 대주주가 미국 정부로 바뀐 뉴GM의 기업공개를 밀어붙였으나 휘태커는 이에 반대했다.

또 헨드슨이 추진한 사브 매각이나 오펠을 러시아 국영은행 스베르방크와 팀을 이룬 캐나다 자동차 부품회사 마그나에 매각하려는 시도 등의 후퇴전략에 대해 휘태커는 지지의사를 보이지 않았다.

휘태커가 미국의 옛 통신 독점기업 마 벨(Ma Bell)에서 떨어져 나온 자회사들을 통합, AT&T를 재탄생시킨 인물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헨드슨의 후퇴전략을 지지하지 않은 것은 그다지 놀라운 일이 아니라고 신문은 지적했다.

물론 GM 이사회가 오펠 매각을 반대했던 이유 중 하나는 유럽 사업부 매각으로 러시아 철강재벌 올레그 데리파스카가 소유한 경쟁사 GAZ에 GM의 기술이 이전될 수도 있다는 우려 때문이었다.

주인이 미 정부인 만큼 지금 GM에서 중요한 것은 백악관의 견해며 GM이 회복 선상에서 갑자기 비틀거리는 것도 이 때문이라고 신문은 지적했다.

더 타임스는 좋은 상황에서도 60%의 주주가 주시하는 가운데 이사회가 독립적인 전략을 결정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인데, 국가가 지분 대다수를 소유한 상황에서는 고도의 정치적 문제까지 더해져 어려움이 더 커질 수 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서울=연합뉴스) hisunn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