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시가 두바이쇼크에서 벗어나 사흘 연속 상승하면서 이번 사태로 한때 급락했던 은행·금융업종도 반등, 업종별 상승률 상위권에 오르며 빠르게 회복하는 모습이다.

전문가들은 실제로는 국내 은행들의 직접적인 피해가 크지 않은데도 유럽증시에서 은행주가 일제히 급락하자 시장개방성이 큰 국내은행의 피해를 우려해 투자자들이 사태 발생 직후 과민반응을 보였으나 최근 안정을 되찾으면서 지난달 30일부터 회복세를 보이는 것으로 분석했다.

우리금융은 2일 오전 11시47분 현재 전날보다 3.06% 오른 1만1천150원에 거래되며 코스피지수와 마찬가지로 사흘째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으며 하나금융지주(3.69%), 신한지주(2.29%) 등도 동반 상승세다.

이들 종목은 두바이의 최대 국영기업이 금융위기를 극복하지 못하고 사실상 모라토리엄을 선언했다는 소식이 전해진 26일 당일 모두 4% 이상 급락했다.

이에 따라 비교적 양호한 수익률을 기록하던 은행업종이 지난달에는 시장 대비 2%나 낮은 수익률을 기록했다.

금융지주사 외에도 기업은행(2.17%), 외환은행(1.75%), 전북은행(1.26%) 등도 줄줄이 상승세다.

이에 따라 업종별 등락률에서도 금융업과 은행이 각각 2.06%와 1.58% 오르며 증권(2.43%)에 이어 상승률 2, 3위에 나란히 올랐다.

키움증권의 서영수 연구원은 "두바이 사태로 글로벌 금융위기가 재현되면 국내 금융시장에 적지 않은 영향을 줄 것이라는 심리적인 불안으로 주가가 급락했지만 사실상 국내 은행이 두바이 사태로 영향을 받을 가능성은 매우 낮다는 판단이 들면서 주가가 다시 회복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 연구원은 "국내 은행의 위기 대응 능력은 물론 금융시장의 달러 유동성도 크게 개선돼 국내 은행이 두바이사태로 유동성 위기에 직면할 가능성은 매우 낮다"며 "오히려 이번 사태가 미국과 유럽연합 중앙은행의 경기 부양책을 가시화하는 계기로 작용해 장기적으로 은행업종의 주가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전망"이라고 밝혔다.

삼성증권의 정명지 연구원은 "두바이 사태는 글로벌 경제의 회복 기조를 훼손할 정도로 본질적인 문제가 아니기 때문에 직접적인 피해는 미미한데도 주가가 급락한 은행주, 건설주 등 '억울한' 종목부터 회복이 빠르게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권혜진 기자 lucid@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