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바이 사태의 시발점인 두바이월드가 채무 구조조정에 본격 착수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두바이월드는 1일 성명을 통해 "260억달러의 부채를 구조조정하기 위해 채권단과 건설적인 협상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이는 두바이월드가 갖고 있는 전체 부채 590억달러의 절반에 못 미치는 규모다. 성명에 따르면 채무 구조조정 대상엔 자회사인 나킬 월드와 리미트레스 월드가 포함되지만 채무 상황이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자회사 인피니티 월드와 이티스마르 월드 등은 제외됐다.

시장 반응은 긍정적이다. CMA데이터비전에 따르면 두바이가 발행한 국채의 부도 위험성을 나타내는 신용부도스와프(CDS) 스프레드는 30일 0.75%포인트 떨어진 5.71%,아부다비 CDS 스프레드 역시 0.34%포인트 낮아진 1.44%로 나타났다.

앞서 두바이 정부는 두바이월드의 부채에 지급보증을 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압둘라흐만 알 살레 두바이 재무부 대표는 "두바이월드는 정부 기관이 아니며 채권단도 책임져야 한다"면서 두바이월드가 진 부채에 정부 보증을 하지 않겠다고 선을 그었다.

한편 정부 부채가 많아 제2의 두바이 후보로 지목되고 있는 그리스는 위기를 사전에 차단하기 위해 중국계 은행에 손을 벌렸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그리스 정부가 내년에 발행할 최소 250억유로 규모 국채를 중국계 은행들에 매입해 달라고 요청하고 있다고 전했다. 두바이 증시는 1일에도 5.61% 하락하며 이틀 연속 급락세를 이어갔다. 유럽 증시는 2% 가량 올랐고 미국도 상승 출발했다.

서기열 기자 phil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