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합중국'은 아직 합중국의 대명사 '미합중국'에 비견하기에는 부족한 점이 많은 게 사실이다. 이제 막 걸음마를 뗀 단계인 만큼 통합 수준이나 결속력, 조직운영의 노하우, 유럽합중국에 대한 귀속감 등에서 미합중국과는 분명한 차이가 있다. 하지만 유럽합중국은 외형적 측면에선 미합중국을 능가하거나,대등한 수준에서 출발했다.

유럽합중국은 인구와 경제 규모 등에서 미합중국을 크게 앞서고 있다. 유럽합중국 인구는 4억9000여만명으로 미합중국(3억400만명)보다 44%가량 많다. 특히 유럽의 외연이 동유럽 등을 중심으로 지속적으로 확대될 추세여서 두 합중국 간 격차는 더욱 벌어질 전망이다. 유럽연합(EU)은 2004년 이후 12개국이나 회원국이 늘어나면서 현재 회원국수가 27개에 이르고 있다.

경쟁력의 핵심인 경제력에서도 미국을 압도하고 있다. 지난해 기준으로 유럽합중국의 GDP는 18조4000억달러로,미국(14조3000억달러)을 크게 앞섰다. 중국은 4조8300억달러로 한참 뒤진다.

하지만 경제 규모나 인구 같은 외형 조건에선 G3의 위상을 확실히 갖췄지만 질적으로 완전한 통합 수준까지 이르기엔 과제가 산적해 있다는 게 일반적인 평이다.

유럽합중국의 출범으로 EU가 하나의 나라처럼 직접 국제조약 체결을 할 수 있게 됐지만 독자적으로 체결할 수 있는 국제조약의 범위는 아직 명확하지 않은 상황이다. EU 군대를 독자적으로 운용할 수 없는 점도 약점으로 꼽힌다. 3800명으로 구성된 EU 군은 각 회원국 국방장관으로 구성된 EU 군사위원회의 명령에 따라 움직이는 상징적 존재다.

김동욱 기자 kim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