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팀= `두바이 쇼크'는 최근 확대됐던 `한국경제 낙관론'에 찬물을 끼얹었다.

전 세계의 경제주체들이 `위기가 아직 끝나지 않았다'는 생각에서 투자와 소비에 소극적일 수 있으며 이는 한국경제에 대한 부담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경제 전문가들은 그동안 너무 지나친 낙관론이 많았다면서 좀 더 신중하고 조심스런 정책운용이 필요하다고 1일 밝혔다.

◇ "그동안 낙관론 많았다"

최근까지만 해도 한국경제에 대해서는 낙관론 일색이었다.

한국의 전기대비 실질 경제성장률이 2분기 2.6%에 이어 3분기 2.9%로 발표되자 한국경제는 위기에서 완전히 벗어난 듯한 평가를 받았다.

재고조정 등에 따른 효과를 제외하면 3분기 성장률은 0%인데도 낙관론은 갈수록 확산됐다.

홍콩의 영자지인 사우스차이나모닝포트는 지난달 27일 한국 경제성장에 대해 "놀랍다'는 반응을 보이면서 한국이 중국, 싱가포르와 함께 아시아 지역 경제회복을 주도하고 있다고 칭찬했다.

저스틴 린 세계은행(WB) 부총재는 지난 17일 서울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한국 경제의 상황이 개선되고 있다"며 "한국은 이미 선진국 대열에 합류하는 단계"라고 말했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지난 22일 한국의 내년 성장률은 2개월 전의 전망치인 4.2%보다 1.3%포인트 높은 5.5%에 이를 것이라고 발표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도 한국 경제에 대한 성장률을 3.5%에서 4.4%로 각각 올렸다.

◇ 낙관론 주춤할 듯

그러나 두바이 쇼크는 이런 낙관론에 제동을 걸고 있다.

두바이 사태가 갖는 폭발성은 크지 않더라도 이 사태는 위기가 아직 끝나지 않았고 부실이 추가로 나올 수 있다는 점을 확인했기 때문이다.

권순우 삼성경제연구소 거시경제실장은 "연초에는 너무 비관적인 시각이 많았으나 최근 들어서는 지나친 낙관론이 많아졌던 것이 사실"이라면서 "내년에는 원화.유가.

금리 등 3고(高) 현상이 나타날 수 있고 정부의 재정지원도 민간의 부족부분을 채워주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그는 "내년 하반기에는 더블딥(경기 상승후 재하강)은 아니더라도 성장탄력이 둔화된다"고 밝혔다.

현대경제연구원의 유병규 경제본부장은 "두바이사태가 조기에 진정되면서 악재가 제거되는 정도로 인식되면 경기호조가 지속된다"고 말하고 "그러나 금융위기의 여진이 계속되고 그동안 발견하지 못한 지뢰가 터지는 신호탄이라면 세계경제가 불안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유 본부장은 "지금의 좋은 상태가 지속될 것이라는 낙관론은 안된다"면서 "상황에 따라 내년 성장률은 일반적인 전망치(4∼6%) 보다 낮아질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두바이사태를 비관적으로 볼 필요가 없다는 의견도 있다.

LG경제연구원의 신민영 금융연구실장은 "두바이사태는 리먼 사태와 달리, 채권.채무구조가 단순하고 거의 모두 드러난 상태"라면서 "세계경제가 다시 흔들리는 상황으로 치닫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임지원 JP모건체이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내년 성장률로 4.7∼-4.8% 정도를 예상했는데, 두바이사태가 이런 전망에 큰 영향을 주지는 않는다고 본다"고 밝혔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