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개발사업을 추진하면서 사업 구역을 조정하지 않거나 준설토 운반비용을 과다 산정해 1천400여억원의 사업비가 낭비될 우려가 있는 것으로 감사원 감사에서 드러났다.

감사원은 한국농어촌공사가 영산강과 금강 등 하천 주변 농지를 중심으로 경지정리, 용수로개선 등의 사업을 추진하면서 다른 사업 때문에 구역을 조정해야 하는 3개 구역의 경지정리 사업을 종전 계획대로 시행하고 있어 사업비 834억여원의 낭비가 예상된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영산강Ⅳ지구는 사업구역의 일부인 1천772㏊가 지난 1월 무안기업도시 개발구역으로 지정됐는 데도 해당 구역을 경지정리 사업추진 대상에서 제외하지 않고 2001년 당시 수립한 계획대로 사업을 추진하고 있었다.

감사원은 또 작년 군산항 준설 공사에서 나오는 준설토를 새만금산업지구에 매립하기 위한 비용을 산정하는 과정에서 배사관(排沙管.㎥당 운송비 2천747원) 대신 트럭(㎥당 5천377원)으로 운반수단을 결정, 공사비 604억원의 낭비가 예상된다고 지적했다.

감사원은 한국농어촌공사 측에 여건 변화에 맞춰 농업개발사업 시행계획을 조정하고 준설토 운반단가를 재산정해 공사비를 절감하는 방안을 강구토록 조치했다.

이 밖에 지원요건을 충족하지 못하는 농지를 매입하는 등 농지매입자금 업무를 잘못 처리한 직원 3명에 대해 문책을 요구하고, 매입농지 가격을 공시지가보다 2.7배나 높은 고가로 평가한 감정평가사 22명 등을 관련 규정에 따라 조치하도록 관계기관에 통보했다.

(서울연합뉴스) 장하나 기자 hanajja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