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덕수 STX그룹 회장(59 · 사진)이 '샐러리맨 신화,재계의 알라딘,인수합병(M&A)의 귀재'에다 '수출 선봉장'이라는 별명을 하나 더 갖게 됐다. 한국무역협회 주최로 30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리는 '제46회 무역의 날 기념식' 에서 수출 기업인으로서는 최고의 영예인 금탑산업훈장을 받게 돼서다. 강 회장은 올해 초 오너들의 모임인 전국경제인연합회 부회장으로 추대돼 명실상부한 재계의 '정회원'으로서 위상을 굳힌 데 이어 수출 경영에서도 대한민국 최고 기업인으로 평가 받았다.

눈부신 성장을 거듭하고 있는 강 회장에게 올해는 더욱 뜻 깊은 한 해로 기억에 남을 듯하다. 지난 7월에는 그룹을 안정적으로 고속 성장시켜 고용을 창출하고 국가경제 발전에 크게 기여한 점을 높이 평가받아 한국경제신문이 주최하는 '제18회 다산경영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1973년 쌍용그룹에 평사원으로 입사한 그는 21세기 들어 매출 28조원에 달하는 대기업의 오너로 화려하게 변신했다. 2000년 매출 2605억원의 단출한 회사였던 쌍용중공업은 STX그룹으로 출범한 지 10년도 채 되지 않아 재계 순위 12위(공기업 제외)의 거대 그룹으로 탈바꿈했다. M&A 시장에 나온 경쟁력 있는 매물 기업들을 귀신같이 알아보고 사들인 강 회장의 '마술'같은 공격경영 덕분이었다.

강 회장의 금탑산업훈장 수훈은 STX조선해양을 글로벌 조선회사로 도약시킨 경영성과와 수출 실적을 인정받은 덕분이다. 그는 연구개발 투자와 신공법 개발,신시장 개척 등에 힘을 쏟아 STX조선해양을 세계 4위 조선업체로 성장시켰다. 중국에 STX다롄 생산기지를 건설하고 STX유럽(옛 아커야즈)을 인수해 한국-중국-유럽을 잇는 글로벌 생산 네트워크를 구축했다. 업계에서는 STX그룹이 한국 조선산업의 불모지인 크루즈선 분야에서 세계 최고의 경쟁력을 지닌 STX유럽을 인수해 미래 신성장동력을 확보했다고 평가하고 있다. 무역협회 관계자는 "중남미,아프리카 등 자원 국가들과의 장기적인 관계 구축을 위해 각종 해외 경제사절단에 적극 참여하고 있는 점,STX복지재단 등을 설립해 적극적인 사회공헌 활동을 펼치고 있는 점 등을 두루 평가받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강 회장은 "STX그룹은 매출의 90% 이상을 해외에서 달성하고 있는 명실상부한 글로벌 기업"이라며 "현재의 어려운 경제여건을 돌파하는 수출역군으로서 사명감을 갖고 한국경제 발전에 이바지할 수 있도록 노력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STX 계열사 3곳도 이날 기념식에서 수상의 영광을 안았다. STX조선해양은 지난해 20억달러 수출의 탑을 받은 데 이어 올해 30억달러 수출의 탑 수상사로 선정됐다. STX중공업은 지난해보다 2억달러 더 늘어난 5억달러 수출의 탑을 받는다. 올해 유가증권시장에 상장된 STX엔파코는 2억달러 수출의 탑 수상사로 이름을 올렸다. 김종욱 STX엔진 실장은 대통령 표창을 받고 신성광 STX조선해양 팀장,장태상 직장,곽희석 STX엔진 직장은 지식경제부 장관 표창을 받는다.

박민제 기자 pmj5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