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방한을 계기로 성사 기대가 커지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이 정치상황 때문에 당장 이뤄지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로스앤젤레스타임스(LAT)가 28일 보도했다.

LAT는 이날 오바마 대통령이 서울에서 한.미 FTA 진전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다짐했지만 구체적인 비준 일정표를 제시하지 않았고 이명박 대통령도 자동차 부문에서 추가 협의 가능성을 시사했으나 한국 관리들이 그 이후 이렇다할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면서 그같이 전망했다.

이 신문은 미국에서 조직화한 노동 세력이 한.미 FTA에 강력히 반대하는 양상을 보이지만 실제 이 협정의 발목을 잡는 것은 정치라고 강조했다.

미시간과 오하이오 주를 비롯한 중공업 중심지역의 정치인들은 제조업을 붕괴시키는 주범으로 지목돼온 FTA의 역풍에 시달리고 있고, 오바마 대통령도 건강보험 개혁을 추진하는 상황에서 한.미 FTA 비준에 반대하는 노조세력과 민주당 의원들을 등지는 위험을 감수하기가 어렵다고 신문은 설명했다.

신문은 특히 오바마 대통령이 민주당 내에서 거센 반대에 부닥쳐 있다고 밝혔다.

셔로드 브라운(오하이오) 상원의원은 "오바마 대통령이 왜 조지 부시 행정부의 무역정책을 지속하려는지 이해할 수 없다"면서 새로운 한.미 FTA 협상을 주장했다.

아울러 론 커크 무역대표부(USTR) 대표도 이달 초 워싱턴DC에서 열린 한미재계회의 행사에서 오바마 행정부는 한.미 FTA를 새롭게 검토하는 한편 여론도 살피고 있다고 밝히면서 한국의 자동차시장을 더 개방해야 한다고 촉구했다고 이 신문은 소개했다.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최재석 특파원 bondo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