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은 27일 밤 `대통령과의 대화'에서 내년도 한국 경제가 당초 예상보다 높은 5% 내외의 성장률을 기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지만 원유 등 원자재 가격이 불안하고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증폭된 세계경제의 불확실성이 완전히 걷힌 상황이 아니기 때문에 출구전략 조기시행에 부정적 입장을 피력, 당분간 확장적 정책기조를 유지할 필요성을 거론했다.

또 "국가의 최종 목표가 일자리"라며 일자리 창출에 정책적 역량을 집중할 것임을 강조했다.

◇"내년 성장률 5% 내외"
이 대통령은 "내년 경제는 5% 내외가 되지 않겠나 생각한다"며 5% 성장 전망을 기정사실화했다.

앞서 이 대통령이 지난 15일 4~5%로 전망한 데 이은 것이다.

이 대통령은 "외부에서 전망하는 것도 5% 전후가 될 것이라고 본다"고 부연했다.

내년 한국 경제를 보는 시각이 안팎에서 일치한다는 설명인 셈으로, 정부가 다음달 내년 경제운용방향을 발표할 때 성장률을 5%로 상향할 가능성이 커졌다고 볼 수 있다.

이런 전망은 정부가 지난 9월말에 내년 성장률을 4% 내외로 예측한 것보다 1%포인트 높은 것이다.

또 삼성경제연구소 전망치인 4.3%보다는 높고 한국개발연구원(KDI)의 5.5%보다는 낮은 것이다.

이 대통령은 상향 근거로 투자와 민간소비가 개선되는 조짐을 제시했다.

이 대통령은 "3분기에 걱정했던 만큼은 훨씬 낫게 민간이 투자하기 시작했다"며 "경제단체 얘기도 4분기에 와서 (투자를) 적극적으로 하고 있다고 한다"고 설명했다.

결과적으로 3분기까지는 투자를 정부 지출로 떠받쳐왔지만 경기가 호전되자 4분기 들어 민간부문이 투자의 바통을 이어받고 있다는 얘기다.

특히 4분기에 전기 대비 마이너스 성장을 우려했지만 다행히 플러스 성장을 하고 있다는 점도 소개했다.

이런 설명에 비춰 12월에 특별한 악재가 발생하지 않을 경우 올해 성장률은 플러스 0%대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경제 중환자 회복기..출구전략 시기상조"
하지만 이 대통령은 한국 경제의 상황을 회복기에 놓인 중환자에 비유해 아직 완쾌되지 못한 상황인 만큼 출구전략은 시기상조라는 입장을 재확인하며 당분간 확장적 정책기조를 유지할 뜻임을 밝혔다.

이 대통령은 모두발언에서 "중환자는 초기 회복기에 환자 자신도 조심해야 하고 의료진도 조심해야 하고 간호하는 모든 사람들이 더 조심해야 회복을 잘할 수 있다"며 "지금 한국 경제가 바로 그런 때"라고 평가했다.

이 대통령은 "한편에서는 여러 수치를 보면서 출구전략을 써야 한다고 하지만 저는 동의하지 않는다"며 "출구대책을 조금 더 천천히 해야 한다는 관점"이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이 출구전략에 신중한 입장을 취한 것은 세계경제의 불확실성이 여전하다는 인식 때문이다.

금융위기 재발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고 원자재 가격이 급등할 우려도 있다는 것이다.

그는 "두바이에서 문제가 생겼고, 선진국 중 어느 곳에서 금융위기가 오고 세계경제가 낮아지면 우리 물품을 팔 수 없다"며 "유가도 내년 80달러 내외가 된다고 하지만 저는 100달러까지 올라간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서민들은 내년 하반기에 가서야 경기 회복을 체감할 것으로 보인다"며 "국가의 최종목표는 일자리다.

일자리가 최고의 복지"라며 일자리 창출에 정책적 역량을 집중할 뜻임을 분명히 했다.

이 대통령은 법인세.소득세 인하를 `부자감세'라고 비판하는 시각에 대해서도 적극 해명했다.

그는 "법인세가 줄면 투자 여력이 생기고, 투자를 더하면 일자리가 생기고 내수가 진작된다, 감세혜택의 65%가 중소기업에 해당된다"며 정부의 감세 정책이 `부자를 위한 감세'가 아니라 서민을 위한 일자리 창출 및 내수 진작책이라고 강조했다.

(서울연합뉴스) 정준영 류지복 기자 prince@yna.co.krjbryo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