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역의 날] 가격도 품질도…해외 빅바이어 "아이 러브 Made in Korea"
올해 수출 업계에 찾아온 '희소식' 가운데 하나는 해외 빅 바이어들의 발길이 잦아지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 19일 무역협회가 중국 내수시장 공략을 위해 마련한 '빅바이어 초청 한국상품 구매대전'에선 하루 4억달러가량의 수출 상담이 이뤄지기도 했다. 도요타,폭스바겐,GM 등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이 한국산 부품에 '러브콜'을 보내고,베스타스 등 글로벌 그린 산업 빅 바이어들이 국내 업체에 주목하고 있는 것 역시 미래 수출의 씨앗이라는 점에서 고무적인 현상이다.

◆몰려오는 해외 바이어들

무협이 주최한 빅바이어 초청 한국 상품 구매대전은 메이드 인 코리아(made in Korea)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음을 보여줬다. 월마트,로우스,P&G,베스트바이 등 글로벌 유통 · 소비재 기업들이 한국 상품 구매를 늘리기 위해 대거 몰려 왔다. 미국 경제전문지 포천이 선정한 500대 기업만 15개에 달했다. 세계 최대 소비시장으로 떠오른 중국 유력 기업들도 소비재와 기계류 · 부품 등을 조달하기 위해 구매팀을 파견했다.

최원호 무역협회 e서비스 팀장은 "글로벌 소싱 바이어들은 그동안 중국 등에서 물건을 조달해 세계 시장에 공급해 왔지만,가격과 품질을 두루 만족시키는 한국 상품 소싱을 늘리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무역협회 설문 결과 '빅 바이어'들이 한국을 찾는 주된 이유는 "중국산은 품질을 못 믿겠고,일본산은 너무 비싸기 때문"으로 조사됐다.

지난 9월 KOTRA가 해외 바이어를 초청,국내 기업들과의 수출 상담 등을 알선한 '바이코리아 2009' 행사도 성황리에 마쳤다. 개막 첫날 6건의 수출 양해각서(MOU)를 체결하는 등 큰 성과를 올렸다. 글로벌 경기 침체에서 가장 빠르게 회복하고 있는 한국에 대한 해외 바이어의 시각이 크게 개선되고 있다는 게 KOTRA의 설명이다.

이번 행사엔 72개국 710여개사에서 모두 1200여명의 해외 바이어가 참가해 '메이드 인 코리아'에 대한 뜨거운 관심을 보여줬다. 독일의 BMW,세계 5위 통신업체인 스페인의 텔레포니카,인도의 철강 기업인 진달파워,세계 1위 기어 제조업체인 미국의 TRW 등이 대거 방한했다. 중국 1위 홈쇼핑 업체인 하피고TV,중국 1위 문구 유통업체인 베이징 후알리안 종핀 차오시,캐나다 1위 홈쇼핑 업체인 숍TV캐나다 등도 우리나라에서 히트상품을 찾겠다며 참가했다.

◆무협,KOTRA 등 수출 지원 기관 맹활약

해외 바이어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는 데엔 수출 지원 기관들의 '보이지 않는 손'이 큰 몫을 했다. 무역협회는 한국상품 구매대전을 치르기 위해 중국의 최대 온라인 마켓 장터인 알리바바닷컴에 끊질긴 구애를 보내 중국 내수시장 진출을 위한 교두보를 마련했다. 각국에 나가 있는 KOTRA 코리아비즈니스센터 직원들도 바이어들의 수요를 찾아 세계 곳곳을 찾아다니고 있다.

물류 창고 등을 해외 현지에 갖추기 어려운 중소 기업들을 위해 공동 물류 창고를 마련해 주고 있는 것 역시 이들 수출 지원 기관들의 숨은 공로다.

대외적인 여건도 뜻밖에 우호적으로 돌아가고 있다. 글로벌 경기 침체가 오히려 약이 됐다는 진단이 나오고 있는 것.비용 절감이 화두로 부상하면서 해외 기업들이 글로벌 아웃소싱을 늘리기 시작했고,품질은 일본산에 못지 않은 데다 가격 경쟁력까지 갖춘 한국 제품들이 부상한 것이란 분석이다.

박동휘 기자 donghui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