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츠 냄새는 역시 뭐가 달라도 달라."

메르세데스벤츠의 신형 E350 쿠페를 시승하던 날,동승자가 한 말이다. 으레 새차에서 나는 냄새아니냐고 핀잔을 줬더니 고개를 절레절레 흔든다. 벤츠에는 분명 다른 브랜드와는 차별화된 무언가가 있고,냄새는 그 중의 하나일 뿐이라는 것이다. 고급차라는 이미지가 주는 장점은 이처럼 막강하다.

새로 선보인 E클래스 쿠페는 디자인과 인테리어에서 차별점이 뚜렷하다. E클래스 세단에 비해 길이는 약간 짧고,폭도 좁아져 날카로운 느낌이 강하지만 지나치게 튀는 느낌의 쿠페와는 품격이 다르다.


고급 라인인 AMG패키지가 적용된 실내는 세단에 못지않다. 1열의 공간과 편의 장비는 세단 수준의 프리미엄을 갖췄다. 특히 뒷자리 공간이 넓어진 것이 장점이다. 휠베이스는 줄었지만 1열만 주로 사용하는 쿠페의 특성상 세단처럼 넉넉한 공간을 확보했다고 봐도 무방하다. 좌우는 물론 머리 위 공간도 충분하다.

AMG 패키지가 적용되면서 좋은 점 중 하나는 바로 시트다. 스포츠카의 좌석을 연상시킨다. 다른 AMG 패키지처럼 시트의 쿠션은 대단히 딱딱하고,쿠션은 거의 없다. 불편하거나 겉돌지 않겠느냐라고 생각할수 있지만 오히려 반대다. 엉덩이와 등이 시트와 확실히 밀착이 되고 가죽과 옷의 밀착성도 대단히 좋다. 장시간 운전해도 허리에 무리가 가지 않는다.

승차한 다음 문을 닫으면 안전 벨트 고정 장치가 운전자 쪽으로 나오는 것도 특징적이다. 오토매틱 벨트 피더(automatic belt feeders)라는 장치로 벨트를 매려면 몸을 한참 돌려 오른손을 머리 뒤쪽으로 빼야 하는 번거로움을 없앴다.

엑셀을 밟자 강약의 균형을 잘 맞췄다는 느낌이 들었다. 운전자 어깨가 출렁거리게 만들 정도로 경망스러운 차는 아니다. 오히려 뒷심이 강하다. 고속 주행 시 세단을 능가할 만큼의 정숙성도 인상적이다. 벤츠에 따르면 E클래스 쿠페의 공기저항계수는 양산차로선 기록적인 0.24이다. 세단만 해도 0.25 정도면 최고로 친다. 시속 150㎞를 넘나들어도 고속으로 달리고 있음을 느끼지 못할 정도다.

박동휘 기자 donghui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