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를 먹어도 결혼을 하지 않는 미혼자나 이혼.별거의 증가로 1인 가구는 꾸준히 늘고 있지만 이들의 소득은 지난 3분기에 최악 수준으로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소득이 줄어들다 보니 지출도 함께 줄어 금융위기의 타격을 1인 가구들이 누구보다 심하게 받는 것으로 분석됐다.

23일 기획재정부와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1인 가구가 전체 가구 수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18%로 전수조사가 있었던 2000년의 15.58%나 2005년의 19.95%에 비해 많이 늘었다.

이런 추세로 갈 때 오는 2015년에는 20.74%, 2030년에는 23.71%까지 올라갈 전망이다.

하지만, 1인 가구의 올해 3분기 명목소득은 전년 동기 대비 10%나 줄어 1인 가구 소득 통계가 작성된 2003년 이후 최악의 감소율을 기록했다.

3분기 전체 가구의 명목소득 감소율이 -2.2%인 것과 비교하면 1인 가구의 경제적 타격은 매우 심각했음을 알 수 있다.

2인 가구의 경우 -1.2%, 3인 가구는 -3.4%, 4인 가구는 -1.1%였으며 5인 이상 가구는 +1.6%였다.

전체 가구를 포함해 가구원수별 가구 대부분의 명목소득 감소가 역대 최악 수준이긴 하지만 1인 가구의 경우 감소율이 다른 가구와는 비교가 안 되게 높다.

2005년 기준으로 1인 가구의 가장 큰 비중은 미혼이 142만7천가구, 사별이 100만2천가구, 배우자가 있지만 혼자 사는 가구(별거)가 36만8천가구, 이혼이 37만2천가구 등이다.

40세 이전까지는 미혼이 압도적으로 많지만 55세 이상이 되면 사별한 가구가 가장 많아진다.

3분기에 1인 가구의 소득이 이처럼 급감한 것은 주로 가족이나 친지들 간에 주는 용돈을 의미하는 사적이전소득이나 상속, 상여금 등 임시로 이루어지는 비경상소득이 대폭 줄어든 데 큰 영향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1인 가구의 사적이전소득은 전년 동기 대비 34.2%, 비경상소득은 40.2%나 줄었다.

1인 가구의 가계지출도 3분기에 전년 동기 대비 4.9% 감소, 역시 관련 통계 작성 이후 가장 큰 폭으로 줄었다.

소비지출이 4.3% 감소했고 비소비지출은 6.7%나 줄었다.

소비지출 중에서는 과일 및 과일가공품이 28.2% 줄었고 주택유지 및 수선비는 36.3%, 가구 및 조명은 31.7%가 각각 감소했다.

생활이 어려워지면서 과일도 안 사먹고 집도 안 고치며 가구 구입 등도 대폭 줄였음을 보여준다.

비소비지출 중에서는 연금이나 사회보장 등 노후 대비용 지출이 줄어든 반면 이자비용은 9.3%나 늘어 살림살이가 궁핍해졌음을 알 수 있다.

(서울연합뉴스) 주종국 류지복 기자 satw@yna.co.kr